2000년부터 정기인사 폐지, 수시인사 체제 정립구조조정 성공리 마무리…조직변화보다 안정 무게㈜두산·두산에너빌리티 대표직도 유지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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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그룹
    연말 정기인사 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들은 경영정상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부분 연임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주요 계열사 수장 교체 없이 내년 사업계획을 세우고, 중장기 성장전략 강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현재 대표들이 어려운 시기에 구원투수로 투입, 조직 안정화를 이끈 만큼 대표직 유지가 유력시 되고 있다.
  • ▲ (왼쪽부터)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문홍성 사업총괄 사장, 김민철 CFO 사장. ⓒ㈜두산
    ▲ (왼쪽부터)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문홍성 사업총괄 사장, 김민철 CFO 사장. ⓒ㈜두산

    우선 두산그룹의 지주사인 ㈜두산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문홍성 사업총괄(CBO) 사장, 김민철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 등 3인 각자대표 체제를 갖추고 있다.

    김민철 사장은 ㈜두산에서만 32년간 재직한 ‘두산맨’이자 재무관리에 정통해 오너일가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김 사장은 1989년 ㈜두산에 입사해 2006년 상무로 승진하며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2018년부터 현재까지 ㈜두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 사장은 그룹의 재무책임자로서 두산그룹의 채권단 관리체제를 조기 졸업과 재무건전성 개선을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 2019년 327.7%까지 치솟았던 ㈜두산의 부채비율은 고강도 구조조정 이후인 올 6월 말 기준 166.8%까지 낮아졌다.

    문홍성 사장은 올 3월 사업총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이때부터 ㈜두산의 대표이사 체제는 박정원 최고경영자(CEO), 김민철 CFO ‘투톱’ 체제에서 3인 각자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문 사장은 1988년 공직 생활을 시작해 기획재정부, 재정경제부,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 등 금융 전문가로서 활약했다. 2010년 박용만 전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러브콜로 두산 지주부문 전략지원실에 합류,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지내다 CBO에 자리에 올랐다.

    문 사장은 ㈜두산의 주력인 전자소재 사업과 협동로봇, 수소드론, 물류자동화 등 신사업을 이끄는 중책을 맡고 있다. 전자BG와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두산로보틱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등 100% 자회사 3사는 뚜렷한 매출 성장세를 나타내며 성과를 내고 있다.
  • ▲ (왼쪽부터)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정연인 COO 사장, 박상현 CFO 사장. ⓒ두산에너빌리티
    ▲ (왼쪽부터)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정연인 COO 사장, 박상현 CFO 사장. ⓒ두산에너빌리티
    두산그룹의 중간지주사로서 허리 역할을 하는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회장과 정연인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 박상현 CFO 사장 등 3인 각자대표를 구축하고 있다.

    정연인 사장도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영정상화 과정을 함께하며 채권단 관리체제의 조기 졸업을 이끈 핵심공신으로 꼽힌다. 1987년 두산중공업의 전신인 한국중공업에서 엔지니어로 시작해 30년 넘게 두산에 재직하며 경영위기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다.

    정 사장은 2019년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그해 12월 사장 자리에 올라 COO를 맡게 됐다. 당시 1년8개월간 공석이던 COO 자리를 채워 산업은행에 자금을 지원받은 23개월 만에 3조원의 자금을 모두 상환했으며, 두산에너빌리티를 중간지주사로 두는 형태의 지배구조 개편도 마무리했다.

    박상현 사장은 두산그룹에서 CFO팀에서만 업력을 쌓아 손꼽히는 재무통으로 꼽힌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에서도 CFO를 역임했으며 2015년 ㈜두산 지주부문 CFO를 거쳐 2018년 두산밥캣 CFO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았다.

    박 사장이 두산에너빌리티에 둥지를 튼 건 2020년 7월이다. 그해 두산중공업이 채권단 관리체제에 돌입, 본격적인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앞서 중책을 맡긴 셈이다. 그는 CFO로 선임된 지 두 달 만인 2020년 9월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증을 시작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두산과 두산에너빌리티의 전문경영인 4인 모두 대표이사직을 유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두산그룹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자 2000년부터 연말 정기인사를 폐지하고 수시인사를 시행 중이다. 위기의 상황에서 잔뼈가 굵은 현재의 대표진들로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편 이들 전문경영인의 등기임원은 2024년부터 순차적으로 만료일이 돌아온다. 김민철 ㈜두산 대표와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2024년 3월, 문홍성 ㈜두산 대표,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2025년 3월 각각 등기이사 임기가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