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3분기 3600억 안팎 환손실 추산美 금리 인상으로 연내 환율 1500원 돌파 가능성"적자 인한 자본잠식 아냐…환율 정상화 시 문제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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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연내 완전자본잠식 가능성이 제기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5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 있음에도 완전자본잠식 위기에 몰리면서 고환율 공포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여파로 달러 강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여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자본잠식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상반기말 연결기준 자본금 3721억원, 자본총계 2047억원으로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자본잠식률은 약 45%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5211억원으로 자본금을 상회해 자본잠식 상태가 아니었지만 올 한해 이어진 달러 강세 여파로 대규모 환손실을 기록하면서 재무상태가 악화했다.

    항공업계는 환율에 취약한 구조를 가진다. 항공유와 항공기 리스료 등의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높아질수록 비용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 약 284억의 약 284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3600억원 안팎의 환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오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16원으로 전일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1400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1769억원, 2113억원 등 5분기 연속 흑자를 거뒀지만 가파른 환율 상승세로 인해 재무부담은 오히려 늘었다. 상반기말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6544.6%로,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높다. 

    항공사들은 환율변동 대응을 위해 환율 스와프계약, 통화 선도계약 등 환헷지를 활용해 일정부분 리스크 완화를 하고 있지만 급격한 환율상승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 외화매출이 늘어날 경우 환율상승분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지만, 아직 팬데믹 여파로 인한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아 상쇄분이 크지 않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2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다고 밝히면서 추가적인 원·달러 환율 상승도 불가피해졌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환율이 1500원대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유력시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 가치는 높아지는 반면 원화 가치는 하락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상반기말 달러 부채는 4조4531억원으로 1분기말(4조1984억원)보다 5.7% 늘어났다. 다만 같은 기간 달러 자산도 8625억원에서 1조795억원으로 늘어나며 결과적으로 달러 순부채 총량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달러를 포함한 순외화부채는 상반기 말 3조5858억원으로 1분기말 3조5941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달러 자산 확보를 통해 환손실을 줄이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순부채의 총량이 비슷해 환율 상승으로 인한 리스크를 해소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완전자본잠식 우려는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회계적 이슈로, 외화환산손실로 인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즉 적자로 인한 자본잠식이 아니기 때문에 환율이 정상화되면 자본잠식 문제는 해소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풍부함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 현금 유동성은 전혀 문제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