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에 치이고 GA에도 밀려"생존경쟁 새 모멘텀될 것"옛 다모아 실패 사례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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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플랫폼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빅테크 업체들인 네이버·카카오 등과 보험업계 간 신경전이 치열한 가운데, 중소형 보험사들에게는 이번 서비스 출시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오프라인 영업 채널에선 존재감이 약하지만, 온라인에선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형사들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다.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일부 중소형 보험사들은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와 관련해 당장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일각에선 빅테크 진출로 인해 기존 보험산업이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지만, 당장 생존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는 중소사들로선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미 국내 보험시장은 대형사와 보험대리점(GA) 위주로 재편된 지 오래다. 이 가운데 GA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GA 소속 설계사 수는 전체의 58%인 24만명가량으로 전속설계사 수를 이미 수 년 전 뛰어 넘었다. 특히 손해보험의 경우 작년 신계약 중 GA 비중이 무려 58.2%에 달했다.이 과정에서 매출이나 소속 설계사 규모가 중소형 보험사를 넘어서는 대형GA들이 다수 생겨났으며, 에이플러스에셋이나 인카금융서비스 같은 대형GA는 증시 상장까지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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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대형사, 지금은 GA에 치이는 입장인 중소형사들에게 빅테크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가뭄에 단비'라는 게 업계 의견이다. 특히, 판매 가능 상품이 훨씬 다양하다는 점에서 생명보험보다 손해보험의 기회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생보의 경우 주력 상품인 종신·변액보험 등이 불완전판매 우려로 인해 빠져 취급 상품이 제한적인데 반해, 손보는 보장성보험과 더불어 여행자·휴대폰보험 등 판매상품이 다양하다. 여기에 자동차보험의 판매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한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는 "오프라인 대면 영업 채널이 빈약한 보험사의 경우 이래저래 힘이 드는 것 매한가지"라며 "차라리 온라인에서 승부수를 던져보고 싶은 마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다만, 이러한 중소형사들의 기대와 달리 빅테크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는 아직 요원한 상태다. 현재로썬 플랫폼 수수료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된다.보험업계는 플랫폼을 통해 보험계약이 체결됐을 때 수수료가 지급돼야 하며, 수수료도 매출의 2%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네이버는 비교쇼핑 서비스의 수수료를 상품 가격의 2%로 책정하고 있다.반면, 빅테크 업체들은 보험계약 체결이 아닌 고객의 클릭만으로 수수료가 지급돼야 한다는 입장이며, 수수료율도 10%대를 요구하고 있어 보험업계와 이견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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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중소형사들은 이번에도 수수료 문제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흐지부지될까 걱정이다.손보업계는 지난 2017년 네이버를 통해 자동차보험료 비교서비스(보험다모아)를 제공하려다 광고단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카카오(다음)와 제휴했는데, 서비스 이용 실적이 저조해 결국 1년 만에 제휴를 중단했다.당시 카카오는 클릭당 광고단가 200원대를 제시해 무려 7000원을 요구한 네이버와 비교해 훨씬 저렴했지만, 서비스 홍보에 적극적이지 않아 중소형 손보사들의 불만이 상당히 컸다.이에 대해 중소형 손보사 관계자는 "2017년 당시 포털사이트를 통해 자동차보험료 비교서비스가 출시되면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중소형 손보사들의 점유율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는데, 서비스 이용률이 예상보다 너무 저조해 매출 상승 효과가 전혀 없었다"며 "이번에도 같은 일이 발생해선 곤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