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금는 담배, 연기 없어 사회적 (흡연) 갈등 해소 역할 커"일반 연초 담배 세금 대비 6.6배… 20개 세금만 2만원 육박BAT '머금는 담배' 제품 보유 "국내 출시 염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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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금는 담배’의 세금을 담배보다 내려달라는 것이 아니라 연초 담배만큼만 받으라는 것입니다.”김은지 BAT로스만스 대표이사의 말이다. 그가 ‘머금는 담배’에 대한 정부의 세금 정책을 두고 쓴 소리를 했다. 기존 연초보다 유해성이 크게 줄어들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세금 정책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는 흡연자가 더 나은 대안을 선택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이 ‘머금는 담배’의 세금은 담배업계의 해묵은 논쟁이기도 하다.
이에 뉴데일리는 담배업계 전문가이자 BAT로스만스를 이끌고 있는 김은지 대표의 목소리를 들어봤다.사실 ‘머금는 담배(Dipping tobacco)’는 우리 담배시장에서는 아직 생소한 단어지만 1800년대 대중화된 이후 유럽과 미국에서는 꽤 널리 알려진 대중적인 담배 제품이다. 입에 머금고만 있어도 니코틴이 흡수되기 때문에 태워서 나오는 타르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특징. 연기가 나지 않고 ‘씹는 담배’와 달리 침을 뱉지 않아도 돼 전세계적으로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그럼에도 유독 국내에서만 이 ‘머금는 담배’를 찾아볼 수 없는 이유는 어째서일까.김 대표는 그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분석했다.그는 “첫째로 제품이 확산이 안 되다 보니 소비자가 제품을 많이 접하지 못했을 수 있고, 두 번째로 소비자들의 니즈가 없어 확산이 안됐을 수도 있다”며 “다만 우리가 보기에는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면 ‘머금는 담배’가 더 확산되리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가 국내 시장에 ‘머금는 담배’의 수요를 확신하는 것은 흡연으로 불거지는 사회적 갈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김 대표는 “아파트만 해도 이웃의 흡연에 따른 냄새 갈등이 있이 심각하다”며 “하지만 ‘머금는 담배’는 연기가 없는 만큼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 흡연에 따른 사회적 갈등 상당부분을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여기에 유해성 저감도 빼놓기 힘든 장점이다. 비연소 제품이다보니 일반 연초와 달리 ‘머금는 담배’는 타르가 발생하지 않아 금연보조제로서의 역할도 크다. 그럼에도 그 수요가 생기지 않는 이유는 바로 ‘머금는 담배’의 가격 때문이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정부의 세금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김 대표는 “‘머금는 담배’의 세금은 일반 담배에 비해 6.6배가 넘는다”며 “이런 가격으로 제품을 출시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선택 하겠냐는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실제 ‘머금는 담배’는 20개비당 세금을 과세하는 궐련과 달리 1g당 세금을 과세하고 있다. ‘머금는 담배’의 1g당 그램당 세금은 약 1274원. 이를 궐련 20개비와 동일한 최종 소비단위인 머금는 담배 파우치 20개(통상 15g)로 환산하면 세금만 약 1만9000원에 달한다.
일반 연초 담배 한갑의 세금 2885원 대비 6.6배를 넘는다. 이는 해외 다른 나라에서 ‘머금는 담배’의 세금이 일반 연초보다 낮은 것과는 크게 상반된다.김 대표는 “‘머금는 담배’는 기존 연초보다 유해성이 낮고 담배로 인한 사회적 갈등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적어도 담배보다 세금을 낮춰달라는 것이 아니라 담배만큼만 내게 해달라고 정부부처에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정부의 ‘머금는 담배’에 대한 과세는 현재까지 요지부동이다. 정부가 ‘더 나은 대안’에 대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이런 환경에서 ‘머금는 담배’ 제품이 출시될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BAT로스만스의 영국 본사는 담뱃잎을 원료로 하는 ‘리프트(Lyft)’와 니코틴을 추출해서 만든 ‘벨로(Velo)’ 등의 ‘머금는 담배’ 제품을 보유 중이지만 현재까지 국내 출시된 제품은 없다. 일본의 JTI 역시 일본에서 ‘머금는 담배’ 제품 ‘스누스(Snus)’를 판매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출시하지 않고 있다.PMI는 지난해 덴마크의 제약·웰빙제품 제조업체 퍼틴 파마(Fertin Pharma)를 인수하면서 ‘머금는 담배’ 시장 진출이 유력하다. 물론 현 세금 구조에서 국내 시장 진출 가능성은 거의 없다.김 대표는 “세금문제가 해결된 다면 BAT가 보유한 ‘머금는 담배’를 국내에도 선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세금구조에서는 가격경쟁력을 갖기가 힘든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