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한국기업 美경제 기여큰 점 고려해야"연내 개정 안되면 내년부터 본격 경쟁력 악화 현지 판매실적 충격도 내년부터 가시화될 듯
  •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미지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한해 세제혜택을 주는 내용이 담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정 논의가 진행되면서 개정 시점을 두고 현대자동차그룹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4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IRA 개정 등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IRA 협의 채널이 긴밀하게 가동되고 있다"며 "지난 10월 바이든 대통령이 친서를 통해 IRA 관련 미국 측의 진정성 있는 협의 의지를 확인해줬다"고 평가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도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 전기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면서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인플레감축법의 이행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도 당장 최대 시장인 북미지역에서의 전기차 판매에 직격탄을 맞게 되면서 현지 관계자들과 긴밀히 접촉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IRA 대응을 위해 여러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바 있다.
  • ▲ IRA 개정시점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데일리DB
    ▲ IRA 개정시점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데일리DB
    문제는 개정 시점이다. 연내 개정이 불투명해질 경우 현대차그룹의 피해가 가시화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올해 8월부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모두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제혜택 대상에 제외됐다. 다만 올해까지는 경쟁업체인 테슬라나 GM도 상황이 비슷하다. 해당 업체들은 북미에서 차량을 만들고 있지만 올해 전기차 제조사가 받을 수 있는 세제혜택 한도(20만대)를 이미 다 채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세제혜택 한도가 사라진다.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현지업체의 경우 판매차 전량에 대해 혜택을 받게 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올 상반기 현대차가 테슬라에 이어 미국 내 전기차 판매 점유율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을 끌어올렸지만,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점유율 축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공영운 현대차 사장도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현지공장 정상가동 시점까지 한 2~3년 걸리고,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정도로 가동률을 끌어올릴 때까지 추가적인 시간이 더 걸리는데, 그 기간 전기차 판매가 계속 중단되면 브랜드 인지도도 상당히 하락하고 딜러망도 약화할 것으로 본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반면, 연내 현대차그룹에 유리한 방향으로 IRA 개정이 이뤄진다면 현지 판매실적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현지에서 출고되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대부분이 IRA 시행 이전에 계약한 물량이어서다.

    지난 10월 현대차는 미국에서 전기차 2229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9월(2047대)과 비교해 8.9% 더 늘어난 수치다. 특히 아이오닉5는 1579대 팔리며 한 달 전보다 21% 늘어났다. 기아는 1270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전월(1486대) 대비 14.5% 판매량이 실적이 감소했다. 양사의 전기차 판매량 총합은 전월과 비교해 1.0% 감소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올해 안에 IRA 개정을 통해 현대차가 유예기간 등을 부여 받아 위기를 넘길 수 있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개정 시점이 올해를 넘어가게 된다면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