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사우디 정부 투자 포럼 개최…26건 양해각서 체결 700조 규모 네옴시티 건설 프로젝트에 업계 전반 경제효과↑ 안정적인 자금조달·차별화된 ICT 기술력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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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최고 실권자로 알려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하며 내놓은 선물 보따리에 우리 경제가 들썩이고 있다. 수출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데다 무역수지가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암울했던 한국경제가 사우디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탈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정부에서는 구체적 수치를 밝히지 않지만 빈 살만 왕세자의 이번 방한을 통해 수십조원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17일 정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기업이 가장 관심을 갖는 사업은 사우디가 추진중인 초대형 신도시 사업인 '네옴시티'다.지난 2017년 석유 중심의 경제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해 발표한 '사우디비전 2030'에는 친환경 스마트시티인 네옴시티 건설이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네옴시티는 그린수소와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데다 로봇이 물류와 보안, 가사노동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친환경 최첨단 도시를 표방한다.우리나라가 네옴시티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은 사업규모가 어마어마해서다. 서울의 약 44배 규모에 달하는 도시를 건설하는데 드는 비용은 약 660조원이다. 사우디가 석유로 쌓아올린 막대한 재원을 기반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다.우리 정부와 기업은 토목뿐아니라 제약, 게임, 스마트 시티 인프라, 그린수소, 스마트팜, 환경기술 등 전 분야에 걸쳐 경제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와 사우디 정부, 양국기업들이 17일 오전 체결한 투자 양해각서나 계약 26건의 사업내용도 대부분 업계 한곳에 쏠린 것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 걸쳐 협력이 이뤄진다.현대로템은 네옴시티의 철도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롯데정밀화학은 화학분야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와이디엔에스는 스마트시티 솔루션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삼성물산 등은 모듈러사업과 그린수소 개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이날 체결된 에스오일(S-Oil) 2단계 샤힌 프로젝트 설계·조달·시공(EPC) 계약도 우리나라에선 외국인 투자 사업중 단일 사업으로 최대 규모로 추진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이번 투자 포럼이 더욱 뜻깊은 이유는 그동안 중국이나 미국, 유럽연합(EU) 등에 비해 후순위로 밀렸던 중동시장에 대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수출시장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이에더해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위기와 부동산경기 침체로 어려운 건설업계에도 사우디발 훈풍이 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네옴시티는 스마트 도시를 지향하고 있긴 하지만 도시 건설의 기본은 건물 건축이나 통신, 상하수도 등의 기본 인프라를 먼저 마련하는 것이다. 현대로템의 철도분야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토목과 건설부문의 연쇄적인 경제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가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다만 이번 양해각서 체결 등이 본계약을 따내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협력 과정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자금력을 동원하고 경쟁국과 비교해 얼마나 앞선 ICT 기술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금리 상황에서 자금을 끌어오기 위한 채권 발행이 순탄치 않다는 점과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채권시장 급랭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빈 살만 왕세자가 구상한 친환경 스마트시티를 잘 구현해낼 수 있는 ICT 기술력에서 어떤 강점을 보일 수 있는지도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이창양 산업부 장관 역시 이를 인지하고 "협력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정부와 기업의 성공적인 팀플레이가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