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격차·소비자물가 상승률 탓 추가인상 불가피환율 안정·자금시장 경색 우려로 인상 폭 0.25% 전망최종금리 3.5~3.75% 가능성…성장률 전망 1.7~2.0%
  • ▲ 지난 10월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 ⓒ연합뉴스
    ▲ 지난 10월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 ⓒ연합뉴스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오는 24일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이 아닌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기준금리와의 격차, 5%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으로 인해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하지만 환율이 안정됐고 채권 등 자금시장 경색 우려가 있어 연이은 빅스텝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11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6연속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인 물가 상승 압력이 뚜렷하게 줄지 않았고 한미양국간 기준금리 격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9.21로 작년 같은 달보다 5.7% 올랐다. 상승률은 7월 6.3%로 정점에 달했다가 이후 8월(5.7%), 9월(5.6%) 떨어지다가 3개월만에 다시 높아졌다.

    또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이 4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금리 격차가 1%포인트까지 벌어진 것도 금리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준은 지난 1일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00∼3.25%에서 3.75∼4.00%로 0.75%포인트 높였다. 올해 6월과 7월, 9월에 이어 4연속 자이언트스텝이다.

    국내 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수요와 자금이 높은 금리를 쫓아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다만 금리 인상폭은 0.25%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초중반대까지 떨어졌고 미국이 금리인상의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돼서다. 

    지난달 12일 빅스텝 결정 당시에도 금통위원 2명(주상영·신성환)은 경기침체 가능성 등을 이유로 '베이비스텝'에 표를 던진 바 있다. 

    이 중 한 위원은 "기조적 고인플레이션 흐름에 대응해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통화정책의 파급 시차를 고려할 때 최근의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파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중후반에 국내 경제 성장세가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우려했다.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3.5~3.75%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달 한은이 베이빅스텝을 단행하면 한국(3.25%)과 미국(3.75∼4.00%)의 금리 격차는 0.75%포인트로 좁혀진다. 

    하지만 연준이 내년 상반기 금리를 5% 이상으로 끌어올리면 한은도 비슷한 시점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편, 한은은 이날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과 함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치를 내놓는다. 지난 8월에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을 각각 2.6%, 2.1%로 발표했고 물가는 5.2%, 3.7%로 예상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1.7~2.0%를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기존 2.1%(8월 전망치)보다 0.1~0.4%p 낮고 2020년 역(-)성장 이후 최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