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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단가연동제, 산자위 통과… 경제계, 대기업-中企 갈등 우려

국회 산자위, 24일 전체회의서 납품단가연동제 통과원청·하청업체 간 거래서 원자재값 인상분 납품 단가 연동중기 숙원 사업 vs 대기업 부작용 우려

입력 2022-11-25 13:42 | 수정 2022-11-25 14:04
납품단가 연동제 관련 법안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통과했다. 연내 정기국회 통과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산자위는 지난 24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전날 산자위 법안소위에서 여야 합의로 법안이 의결된 지 하루 만이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위탁 사업자와 수탁 사업자 간 거래에서 원재료 가격의 상승분만큼 납품대금에 반영하는 제도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때부터 논의했지만 시장 경제 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뤄지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걸면서 논의가 본격화했다.

이번에 통과시킨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르면 납품 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 이상인 주요 원재료에는 연동제가 도입된다. 

다만 ▲수·위탁기업이 납품대금 연동을 하지 않기로 합의하거나 ▲위탁기업이 소기업에 해당하는 경우 ▲납품대금 1억원 이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하인 경우 ▲거래 기간이 90일 이내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이내인 경우 등 예외 조항을 뒀다.

위탁기업이 거래상 지위 남용으로 연동을 피하려는 행위를 하는 등 법을 위반하면 5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개정안 주요 조항은 공포 후 9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되며 계도기간은 3개월이다.

정부는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 후 바로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지만 경제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입장차이를 좁히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소·벤처기업계는 법안소위 통과를 환영하는 모습이다. 납품대금연동제로 기울어진 산업구조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공급 계약을 맺어온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그때그때 원·부자재를 공급받아 이를 가공해 납품해야 하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급등은 생산 비용 상승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처를 유지해야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선 비용 상승 요인을 제품 가격에 곧바로 반영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에 이번 납품단가 연동제가 대중소 상생을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경제 5단체(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지난 23일 납품대금연동제의 법제화를 반대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연동제의 문제점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법안이 시행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현재 대‧중소기업들이 자율참여하고 있는 시범사업이 종료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법제화를 추진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경제 5단체는 법제화시의 우려사항으로 ▲계약법 원칙 훼손 ▲중소기업 부담 가중 ▲한국 특유의 법률 리스크 선례 등을 꼽았다. 

계약법의 기본원리인 '사적자치의 원칙'에 따라 계약내용의 결정‧변경은 당사자 자율에 맡겨야 하고, 강제하는 경우 거래질서에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중소기업에 큰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것도 반대 이유로 들었다. 중소기업이 원사업자일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 시 대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하도급 기업인 경우 가격 하락 시기엔 대금을 적게 받아 예측 불가능한 자금난에 빠질 우려가 있다.

이어 정부 주도로 올해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6개월간 361개 대·중소기업들이 자율참여하는 시범사업이 아직 진행 중인데 정치권이 무리하게 입법을 강행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경제5단체는 "원자재가격이 지난 3월을 정점으로 하락 국면에 있는 만큼 6개월 시범사업 결과를 보고 법제화를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산자위를 통과한 납품단가연동제는 향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를 거쳐 본회의 표결에 부쳐진다.
박소정 기자 sjp@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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