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서 근무하던 DMAT 향한 고강도 수사 이어져 경찰·소방 아닌 민간조직 인지해야… 보호장치 필수전문가 주도 ‘시스템 재정비’ 선결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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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수사의 칼날이 의료계로 넘어온 가운데 경찰 특수수사본부(특수본)의 과도한 개입을 중단하고 재난의료지원팀(DMAT)과 관련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대한재난의학회는 “이태원 사고에 대한 조사 과정 중 경찰은 재난상황에 출동한 민간의 재난의료지원팀(DMAT)에게 까지 수 시간 동안의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즉각 중단을 요청한다”고 1일 밝혔다.국내에는 재난 대응만을 전담하는 정부 부처도 없고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에서 단 1명의 공무원이 담당하는 실정이다. 결국 중앙응급의료센터 중심으로 민간조직이 업무를 맡고 있는데도 과도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재난의학회는 “당시 출동한 DMAT은 응급실에서 근무하고 있던 응급의학과 의사, 응급실 간호사, 응급구조사였다”며 “경찰과 소방 같은 공무원도 아니고, 재난대응의 선진화를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민간인들”이라고 말했다.이어 “자신을 희생하며 달려 나간 재난대응 민간조직에 대해 특수본, 국정조사 등 강도 높은 조사가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지금이라도 이들에 대한 책임 추궁에 앞서 DMAT의 법적 권한 및 보호 장치 등을 재확인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요청했다.의료진을 향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재발대책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는 진단이다.재난의학회는 “이번 사고의 책임소재를 밝히는 것 이상으로 재난의료 전문가 참여를 통한 재난의료 시스템의 전반적인 문제점 및 개선책을 찾아 재정비하는 것이 최우선과제”라고 강조했다.특정 기관이나 개인의 법적인 책임 여부 위주의 조사도 중요하지만, 이태원 사고와 같은 대량사상자 발생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미다.김인병 재난의학회 이사장은 “국가재난 시스템은 예비, 대비, 대응, 복구 과정까지 점검이 필요하다”며 “전문가 검토를 통한 현 체제의 문제점 및 개선책을 토대로 향후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재난시스템을 재정비하여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