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수도권과 부산에 CFC 부지 두고 검토 중오카도, AI 및 빅데이터-자동화 물류에 강점1호점 지역에 따라 롯데쇼핑-오카도 전략 엿볼 수 있어
  • ▲ 오카도 자동화 물류센터(CFC)의 모습.ⓒ오카도
    ▲ 오카도 자동화 물류센터(CFC)의 모습.ⓒ오카도
    내년 유통업계의 가장 화두는 롯데쇼핑의 야심작인 자동화 물류센터(CFC) 1호점이 될 전망이다. 롯데쇼핑이 영국의 유통업체 오카도(Ocado)와 손을 잡고 선보이는 CFC의 1호 부지를 두고 고민이 깊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쇼핑은 수도권과 부산 지역을 각각 최종 후보지로 올려두고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있다. 

    6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최근 롯데 유통군 HQ와 롯데마트, 이커머스 사업부는 오카도와 협업 TF를 구성하고 관련 사업 추진 계획 수립이 한창이다. 여기에서는 오는 2025년 설립을 목표로 하는 자동화 물류센터(CFC)의 부지부터 규모 등 다양한 사업 방향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가장 주력하는 현안은 CFC 부지 선정에 대한 검토다. 현재 수도권 지역과 부산 지역의 한 곳을 후보지로 올리고 최종 의사결정을 앞둔 상태다. 부지가 최종 선정되면 해당 지역에 적합한 규모 및 형태로 CFC 건설이 추진될 예정이다.

    CFC는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의 핵심으로 꼽힌다. CFC에는 사람 대신 봇들이 바둑판 모양 격자형 레일 위를 5mm이격거리에서 최대 4m/s 속도로 이동한다. 해당 봇들은 5분 동안 평균 50개의 물품을 집품 하는데, 이는 장거리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으로 운영했던 기존의 물류센터 보다 18배 빠르다. 

    자동화 물류센터는 초기 투자비가 높지만 인건비가 거의 투입되지 않아 운영할수록 효율과 수익성이 늘어난다. 특히 오카도는 AI와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OSP는 데이터 및 AI에 기반한 수요 예측 및 재고 관리를 통해 식품 폐기율을 0.4% 수준으로 낮춘 것이 특징. 이는 기존 대형마트나 슈퍼의 폐기율 3~4%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롯데쇼핑은 오카도의 솔루션 도입을 위해 지난달 1일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비즈니스(e-Grocery) 관련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203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 ▲ 왼쪽부터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김상현 부회장, 오카도 그룹 대표이사 팀 스타이너(Tim Steiner).ⓒ롯데쇼핑
    ▲ 왼쪽부터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김상현 부회장, 오카도 그룹 대표이사 팀 스타이너(Tim Steiner).ⓒ롯데쇼핑
    현재 롯데쇼핑 내에서는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도권은 가장 수요가 많은 인구 밀집지대로 꼽히지만 동시에 온라인 신선식품의 격전지이기도 하다. 기존 대형마트 부터 백화점은 물론 쿠팡, 마켓컬리, 오아시스 등 주요 새벽배송 업체들이 모두 수도권을 기반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큰 만큼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물류망이 촘촘하게 발달한 수도권 특성상  정시 배송 및 장바구니 정확도가 98% 이상인 오카도의 강점이 두드러지기 쉽지 않다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부산지역은 서울 다음가는 인구 밀집도를 지닌 지역인 반면 경쟁이 수도권만큼 치열하지 않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안정적으로 매출과 서비스의 강점을 테스트 할 수 있다는 점도 부산 지역의 강점이다. 다만 매출은 수도권에 비해 기대감이 낮을 수밖에 없다. 실제 SSG닷컴은 올해 말 수도권 외 다른 지역의 새벽배송을 중단할 계획이다. 

    투자비도 크게 다르다. 롯데쇼핑은 CFC 부지 및 건축 비용, OSP 이용 수수료 등을 짊어질 예정인 만큼 1호 지역에 따라 향후 전략과 부담은 크게 엇갈릴 수 있다.
  • ▲ 왼쪽부터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김상현 부회장, 오카도 그룹 대표이사 팀 스타이너(Tim Steiner).ⓒ롯데쇼핑
    각 지역의 장단점이 존재하는 셈이다. 이는 향후 롯데쇼핑의 신선식품 배송 전략을 엿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수도권과 부산 지역을 모두 공략하게 되겠지만 CFC 1호점의 지역만으로도 롯데쇼핑이 주안점을 두는 대목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며 “온라인 신선식품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업계에서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