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회장 장남 신중하 역할 주목5월 경력입사, 12월 그룹데이터전략 팀장 선임70년대생 임원 대거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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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보생명이 최근 발표한 정기인사 내용은 '3세 경영'과 '세대교체'로 요약된다.

    신창재 회장의 장남이 차장 직급으로는 이례적으로 팀장을 맡아 경영능력 시험대에 올랐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60년대 초중반 출생 임원들이 대거 물러나며 임원진 물갈이에도 속도가 붙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9일 발표한 정기인사에서 신중하 차장을 그룹데이터전략 팀장에 선임했다. 1981년생인 신 차장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크레딧스위스 서울지점에서 2년간 근무했다. 지난 2015년에는 교보생명 관계사인 KCA손해사정에 입사해 보험업 관련 경험을 쌓았다.

    이후 다시 미국 유학길에 올라 콜럼비아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과정을 마쳤고, 지난해 교보생명 자회사인 교보정보통신으로 자리를 옮겨 디지털혁신(DX) 신사업 팀장을 맡아 그룹 내 디지털 관련 사업의 협업에 참여했다.

    작년 12월엔 그룹 데이터 전략 실행을 위해 신설된 교보정보통신 자회사 디플래닉스에서 디지털운영전략 업무를 수행하다가, 올해 5월 차장직급 경력사원으로 교보생명에 입사해 디지털전환(DT) 지원담당 직무를 디플래닉스 직무와 겸직하고 있었다.

    교보생명의 이번 '3세 경영' 움직임은 경쟁사인 한화생명에 비해서는 꽤 늦은 편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부사장(1985년생)의 경우 지난 2016년 한화생명에 입사해 현재 최고디지털책임자(CDO)라는 중책을 맡고 있다.

    이와 관련, 보험업계 관계자는 "원래 산부인과 의사였던 신창재 회장도 1993년부터 대산문화재단 이사장으로 근무하다가 나이 50이 다 돼서야 회사 경영에 본격 나섰다"며 "아버지 입장에서 보면 아들의 회사 경영 참여가 그리 늦은 편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교보생명 정기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작년부터 시작된 세대교체 기조가 올해에도 이어져왔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번 인사에서 민욱 경영감사담당 전무(1962년생), 최화정 노무지원실장 전무(1964년생), 허금주 신성장추진담당 겸 홍보담당 전무(1964년생), 최백규 강북FP본부장 상무(1964년생) 등 1960년대 초중반 출생 임원들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작년에도 1961~1963년생 전무급 임원 4명이 퇴임한 바 있다.

    이들의 빈자리는 대부분 1970년대 출생 임원들이 채웠다. 지난 10월말 기준 교보생명의 70년대 출생 임원의 수는 12명으로 전체 상근임원(42명) 중 약 28%를 차지했다. 이번 임원인사 내용을 반영할 경우 70년대생 임원 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교보생명 내 1960년대 초중반 출생 임원은 대표이사인 편정범 사장(1962년생)을 비롯해 류삼걸 부사장(1962년생), 박진호 부사장(1964년생), 이번에 승진한 조대규 부사장(1964년생) 등만 남았다.

    새 경영감사담당에는 1966년생인 박재명 AM본부장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맡게 됐으며, 허 전무가 겸임하던 홍보담당에는 언론인 출신 장진모 전무를 외부에서 영입했다. 최근 교보생명의 전무급 임원 외부영입은 지난 2020년 '검사 출신' 조기룡 법무지원실장 겸 준법감시인 전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조 전무는 신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들 간 '풋옵션 분쟁' 재판이 시작되기 전인 2020년 11월 법무지원팀 전문위원으로 교보생명에 입사한 뒤, 그 해 연말 정기인사에서 법무지원실장 전무에 신규 선임됐다. 올해 1월부터는 준법감시인도 겸임 중이며, 이번 인사에서 유임됐다.

    한편, 교보생명은 이번 정기인사에서 조대규 지속경영기획실장 겸 인력지원실장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조규식 채널담당과 박재명 경영감사담당은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신규 선임 임원은 외부 영입 인사인 장진모 홍보담당 전무 외에 상무급 임원 총 13명이다.

    이밖에도 교보생명은 강호 전 보험개발원장을 상임고문으로 위촉했다. 상임고문은 회사 내 경영 자문 등을 수행하게 된다. 또 이번 인사에서 퇴임한 허금주 전무는 내년부터 국제협력담당 전문위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