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사례 이식한 '더현대 대구' 리뉴얼 개장… 영업면적 15% 줄이는 강수대구 신세계, 개점 4년 11개월만에 '1조 매출' 달성현대百, 본격적인 리뉴얼 효과 나타나는 내년 매출 기대감 커져
  • ▲ 지난 16일 1년여간의 리뉴얼을 마치고 개장한 더현대 대구 외관ⓒ조현우 기자
    ▲ 지난 16일 1년여간의 리뉴얼을 마치고 개장한 더현대 대구 외관ⓒ조현우 기자
    현대백화점이 ‘대구 더현대’ 리뉴얼을 마치고 지역 상권 판도를 바꾸기 위한 착수(着手)에 나섰다. 2030세대를 겨냥한 과감한 변신을 통해 경쟁사인 대구 신세계와 함께 연매출 1조 점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1년여간의 리뉴얼을 마치고 ‘더현대 대구’로 새롭게 개장했다. ‘더현대 서울’에서의 성공 사례를 이식해 영업 면적을 15% 줄이고 대신 고객들이 체류할 수 있는 콘텐츠와 휴식 공간을 대폭 늘렸다.

    실제로 더현대 대구의 문화·예술 관련 시설 면적은 5047㎡(약 1530평)로 리뉴얼 전보다 4배 이상 늘었다. 특히 9층 전체를 복합예술문화광장인 ‘더포럼 by 하이메 아욘’으로 꾸며 백화점 공간에서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했다. 층 전체를 문화예술광장으로 꾸민 것은 더현대 대구가 처음이다.

    최근 백화점의 주요 소비주체로 떠오른 MZ세대를 위한 공간도 확보했다. 대구 지하철 1·2호선 반월당역과 이어지는 지하 2층에는 5개 공간별 콘셉트를 적용한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로 꾸며졌다.

    또한 그간 약세로 평가받던 명품도 일부 강화했다. ‘보테가베네타’는 경남지역 최대 규모로 들어섰으며, ‘질샌더’, ‘오프화이트’는 지역에서 첫 매장이다. 에르메스와 샤넬은 입점해있지 않지만 빈자리를 문화와 콘텐츠로 채우는 형태다.
  • ▲ '명품' 앞세워 최단기간 1조 매출 달성한 대구 신세계 전경ⓒ조현우 기자
    ▲ '명품' 앞세워 최단기간 1조 매출 달성한 대구 신세계 전경ⓒ조현우 기자
    현대백화점이 파격적인 리뉴얼을 단행한 이유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다시 우위에 서기 위함이다. 과거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2011년 오픈 당시 지역 1위에 올랐지만 이후 대구 신세계가 들어서며 성장세가 둔화됐다.

    대구 신세계는 2016년 말 동대구복합환승센터에 영업면적 10만3000㎡ 규모로 오픈했다. 이는 당시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이어 전국에서 2번째로 큰 규모였다. 지역에서 처음으로 아쿠아리움을 들여오고, 옥외 테마파크와 전 세계 음식을 선보이는 루앙스트리트 등을 갖췄다.

    대구 신세계는 영업 첫해 매출 6800억원을 기록하며 지역 1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이후 2019년 7970억원,  2020년 7891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1월에는 개점 4년 11개월만에 1조193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1조 클럽’ 최단기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 동안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2019년 매출 6404억원, 2020년 5995억원, 2021년 6190억원으로 현상 유지에 그쳤다. 백화점 명품의 기준인 ‘에루샤’는 물론 까르띠에도 대구 신세계로 자리를 옮겼다. 더현대 대구를 선보인 현대백화점이 칼을 가는 이유다. 앞서 더현대 서울이 ‘에루샤’ 없이 오픈 1년 만에 8000억원 매출을 기록했던 만큼, 더현대 대구 역시 콘텐츠 강화를 통해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매장을 상품으로 채우는 대신 탁 트인 공간 디자인과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 더현대 대구를 MZ세대가 찾는 ‘핫 플레이스’로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