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금리 인하 논의 시기상조… 분명한 증거 있어야내년 전기요금 더 올라… 가계부채 디레버리징 필요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내년 상반기가 한국경제의 경기 침체의 경계선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 총재는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서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1.7%로 전망했는데 상반기에는 경기가 많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다"면서 "경기 침체로 가느냐, 아니냐는 보더라인(경계선)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장단기 금리 역전이 지속되면서 경기 침체의 신호탄이란 해석이 뒤따르고 있으나 당장 경기 침체를 예측할 만한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는 게 이 총재의 입장이다. 


    ◆ 물가 오르면 금리도 계속 오른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또 지난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서 최종금리 수준으로 3.5%를 언급했으나 경제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내년 물가상승률이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낮아지더라도 물가목표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영을 이어나갈 것"이라 밝혔다. 

    이어 "그간 정책이 국내 경기 둔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미 연준 등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도 함께 고려해 정교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조정과 이에 따른 금융안정 저하 가능성, 우리 경제 각 부문에 미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각별히 살필 것"이라 밝혔다. 

    이 총재는 "11월 다수 금통위원들이 (최종금리로) 3.5%면 과소, 과잉 대응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경제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뀔 수 있다"면서 "미 연준도 점도표가 바뀌더라도 신뢰가 상실하지 않는만큼 우리도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내년 전기요금 인상폭에 올해보다 커져 물가 상방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11월 예측때는 올 한해 정도 인상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봤는데 곧 정부가 발표하겠지만 이보다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물가상승률 전망때 전기요금에 대해서는 상향 조정해야 하나 국제유가가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 "금리인하 시점 논의? 시기상조"

    다만 이 총재는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하기엔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물가가 중장기적으로 목표치에 수렴한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게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 대다수 의견으로 아직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또 물가 안정의 확실한 증거를 파악하는 것이 한은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했다. 그는 "물가 목표치가 2%라고 해서 2% 근처로 가야 정책에 반영한다는 것은 아니고 중장기 흐름 예측에 따라 목표치료 수렴하냐, 안 하냐를 보면서 중장기를 예측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너무 늦게 대응하면 경기침체를 악화할 가능성이 있고 반면 너무 일찍 대응하면 '스탑 앤 고(stop-and-go)'처럼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상실한다"면서 "경기, 외환, 고용 등 여러가지 거시경제 변수를 파악하고 있고 11월에 발표한 전망치에 변화가 있어 1월에 전망치를 다시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는 디레버리징이 필요하고 금리만 갖고서는 안된다"면서 "주택금융의 구조적 형태를 어떻게 바꿀지, 전체적인 고정금리, 선분양 및 후분양 제도 등 구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