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가입자 2600만명 돌파가계통신비 절감 5G 중간요금제 실효성 의문품질 논란 속 기지국 구축 미흡, 5G 28㎓ 주파수 취소 CP-ISP 망 사용료 갈등 속 넷플릭스법 표류 장기화
  • 올해 국내 이동통신3사는 탈통신 전략에 기반한 신사업 성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했다. 연간 합산 영업이익 4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도 2600만명을 달성했다. 

    다만, 가계통신비 절감 일환으로 추진된 5G 중간요금제에 대해서는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진짜 5G로 불리는 28㎓ 대역 기지국 구축도 미흡하면서 '주파수 회수'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상태다.

    이통3사의 올해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 2036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늘어났다. SK텔레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5% 늘어난 465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KT는 18.4% 증가한 4529억원, LG유플러스는 3% 늘어난 2851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연속으로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기면서 연간 합산 영업이익 4조원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 같은 호실적은 지속적인 5G 가입자 수 증가와 신사업 매출 성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5G 가입자 수는 9월 기준 2622만명으로 연내 안으로 2700만명을 달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3분기 무선 매출을 놓고 보면 SK텔레콤 2조 6254억원(2%↑), KT 1조 5470억원(1%↑), LG유플러스 1조 4622억원(2.1%↑)으로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특히 이통3사가 탈통신 전략으로 추진한 신사업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SK텔레콤의 미디어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데이터센터·클라우드의 엔터프라이즈 사업은 8.9% 성장했다. 특히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0.2%,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대비 31.3% 증가했다.

    KT의 미디어·콘텐츠 사업 등 B2C 분야 매출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흥행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다. 기업간거래(B2B) 플랫폼 사업 3분기 누적 수주액과 인공지능컨택트(AICC) 사업은 지난해보다 각각 21%, 91.7% 늘었다

    LG유플러스도 스마트홈 사업이 전년 대비 3.9%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IPTV 사업 매출은 1.5% 늘었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신사업과 IDC, 회선 사업을 포함한 기업 인프라 사업 수익도 지난해 대비 1.5% 증가했다.

    다만, 화려한 성적표 이면에는 5G 중간요금제 실효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통3사는 지난 8월 현 정부의 요구에 맞춰 5G 중간요금제를 일제히 출시했다. 

    SK텔레콤은 월 5만 9000원에 24GB, KT는 월 6만 1000원에 30GB를, LG유플러스는 월 6만 1000원에 31GB를 제공하는 신규 요금제를 잇달아 내놓은 것. 그간 이통3사가 제공하는 5G 요금제는 10~12GB 이하(5만 5000원)와 100GB 이상(6만 9000원)으로 형성돼 있는 것에 대한 대안책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이통3사의 5G 중간요금제가 24GB~31GB 데이터에 집중되면서 양극화된 현 상황(10GB 이하~100GB 이상)을 개선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치권과 소비자단체는 월 6만원 안팎에서 50G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세분화된 요금제 구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나선 상태다.

    5G 품질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 28㎓ 대역 주파수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도 직면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주파수 할당 조건 이행점검을 통해 점수가 30점 미만인 KT와 LG유플러스의 28㎓ 대역 주파수를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도 내년 5월까지 기지국 1만 5000개를 구축하지 않으면 주파수 할당이 취소된다.

    5G 28㎓ 서비스는 기존 LTE보다 속도가 20배가량 빠른 최대 20Gbps의 네트워크 속도를 지원해 '진짜 5G'로 불린다. 이통3사가 올해 4월 말 기준 구축한 5G 28㎓ 기지국은 5059개(의무이행률 11.2%)로, 주파수 취소 기준인 10%를 간신히 넘겼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이통3사의 저조한 28㎓ 5G 대역 투자로 5G 품질을 야기시켰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이통3사의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801.48Mbps로 1Gbps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LTE(150.30Mbps)와의 격차도 5배 수준에 그친다.

    이 밖에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 인터넷제공사업자(ISP) 간 망 사용료를 둘러싼 기싸움도 한창이다. '넷플릭스 무임승차법'으로 불리는 '망 이용대가(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와 관련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를 상대로 관련 법적 공방을 벌이는 중이다. 해당 사안에 대한 갈등이 CP와 ISP를 넘어 정치권까지 확대되면서 법안 통과도 표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이통3사는 불안정한 대내외 정세 속에서도 5G 가입자 유치와 신사업 전환으로 호실적을 거뒀다"면서도 "다만, 5G 품질 해소 및 요금제 세분화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남겨놓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