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디스플레이 맹추격… 대형 LCD 생산 중단LCD사업 중단 시점, 올 실적 '희비' 갈라… 삼성 '웃고' LG '울고'전장시장으로 '보폭 확대' 속도… 스마트폰·TV 대체 시장 찾기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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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디스플레이업계는 그동안 실적을 견인했던 LCD 시대를 완전히 끝내고 본격적으로 OLED 시대를 맞는 대전환이 이뤄졌다. 일찌감치 LCD 생산라인을 정리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OLED로 성과를 챙긴 반면 LG디스플레이는 TV시장 수요가 급감한 충격을 고스란히 흡수한데다 중국업체들과 LCD 가격경쟁까지 해야해 힘든 한 해를 보냈다.삼성과 LG는 올 상반기부터 행보가 엇갈렸다. 지난해보단 수익성이 줄었지만 스마트폰과 가전, TV 등 전방산업이 급격히 쪼그라든 상황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는 양호한 수익을 거뒀지만 LG디스플레이는 2년 전 어렵사리 탈출했던 적자 늪에 다시 빠지며 다시 한번 우려를 키웠다.두 회사가 이처럼 상반된 결과를 받아보게 된데는 'LCD' 사업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LCD 사업에서 누가 빨리 벗어났느냐가 올해 두 회사의 실적을 판가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업체들이 빠르게 추격해 생산을 늘리면서 LCD 가격은 바닥을 쳤고 LCD 중심으로 굴러가는 디스플레이 시장 판도도 급격히 바뀌었다.LCD사업에서 더이상 승산이 없다고 생각한 건 삼성과 LG 모두 마찬가지였다. 다만 중소형 OLED로 이미 사업 포트폴리오 중심이 구축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0년 LCD 사업 종료를 선언하고 올 6월 삼성전자향(向) 물량 생산마저 마무리 지었는데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에도 LCD 생산을 이어갔다.LCD 사업을 접으면서 삼성은 그동안 적자를 보던 대형 패널 사업에서 손해를 줄이고 대신 스마트폰용 OLED 사업에 힘을 실을 수 있었다. 스마트폰 시장도 수요가 꺾인건 마찬가지였지만 그 중에서도 유일하게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애플에 패널을 공급하는 효과를 톡톡히 봤다.스마트폰과 IT용 OLED 사업이 디스플레이업계의 핵심으로 자리잡으면서 생산라인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2024년 가동을 목표로 8세대 IT용 OLED 생산라인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반면 LG디스플레이는 올 2분기에 2년 만에 다시 적자 전환하며 TV향 대형 패널을 중심으로 한 사업으로 한계를 맛봤다. 지난 2013년 세계 최초 OLED TV 패널 양산에 성공하며 OLED가 LG디스플레이의 1순위 사업으로 올라섰지만 여전히 LCD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는 구조다. LCD패널 가격에 따라 실적이 좌우될 수 밖에 없다.LCD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중국업체들과의 가격경쟁이 쉽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TV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타격을 입었다. TV용 LCD 뿐만 아니라 OLED도 시장이 쪼그라든 영향을 받아 제대로 된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미뤄왔던 LCD 사업 정리를 더이상은 미룰 수 없는 상황까지 치달았다.결국 LG디스플레이도 최근 공시를 통해 "7세대 LCD TV 패널 생산 공장 가동을 종료한다"고 밝히면서 앞서 예고했던 대형 LCD 사업 철수를 공식화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내년부터는 한국에서 생산된 TV용 LCD는 자취를 감추게 된다.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만 LCD 패널 생산을 이어간다.사실상 LCD 시대가 막을 내리고 국내 디스플레이업계 실적의 최대 변수로 남은건 애플이 됐다. 애플이 삼성과 LG에 디스플레이 주문을 하느냐에 따라 해당 분기와 그 해 실적이 좌우되는 상황이 올해도 이어졌다. 스마트폰 수요도 점차 감소하는 분위기로 돌아선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만이 디스플레이업계에 구세주로 남았다.이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디스플레이업체들의 노력도 한창이다. 특히 주목되는 분야는 '전장'이다. 자율주행과 전동화되는 완성차업계 트렌드에 따라 디스플레이도 대형화되고 OLED 같은 프리미엄 제품을 적용하는 기회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과 LG 모두 전장분야를 미래 디스플레이 먹거리로 보고 다양한 제품과 토탈 솔루션 형태의 프로젝트를 수주하는데 힘을 주겠다는게 공통적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