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년 6개월 만에 외자판호 발급기술력 높아진 中 게임, 원신 등 앞세워 글로벌 시장 성과 '눈길'이미 출시된 지 오랜 시간 지난 韓 게임, 중국 진출하더라도 경쟁력 의문
  • 중국이 지난 2021년 6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이후 약 1년 반 만에 한국 게임에 판호를 발급했다. 한국 게임에 대한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과거처럼 막연히 중국 진출 자체만으로 성과를 기대하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 넷마블의 ‘제2의 나라’, ‘A3:스틸얼라이브’, ‘샵 타이탄’,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에픽세븐’, 엔픽셀의 ‘그랑사가’ 등 45개 게임에 대한 외자판호 발급을 공지했다.

    판호는 중국 현지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하는 허가 제도로 해외 게임의 경우 외자판호를 발급받아야 한다.

    2017년 3월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 한한령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이 외자판호 발급에 소극적이었던 만큼, 한국 게임 7종에 대해 동시에 서비스를 허가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자국 게임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만큼,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중국 게임의 경쟁력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발전했다. 국내와 비교했을 때 게임 개발 속도가 빠른 것은 물론, 기술적인 부분이나 그래픽 등의 측면에서 이미 한국 게임을 능가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는 ‘원신’이다. 중국의 호요버스가 서비스 중인 크로스플랫폼 게임 원신은 뛰어난 퀄리티를 바탕으로 2020년 출시 이후 전 세계 누적 매출 40억 달러(한화 약 5조 원)를 돌파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게임의 수준이 높아진 만큼, 한국 게임이 중국에 진출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판호를 발급받고 중국에 출시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은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두면서 주가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경우 2018년 출시 이후 서비스 4주년이 지난 시점에서 중국에 출시된 만큼, 이미 게임에 관심이 있는 중국 유저들의 경우 VPN을 통해 게임을 즐기면서 기대감이 크지 않았을 것이란 해석이다.

    이번에 판호를 발급받은 게임들 역시 서비스 기간이 상당하다. 메이플스토리M의 경우 2016년 출시된 게임이며 로스트아크와 에픽세븐은 2018년 출시됐다. 이 밖에도 샵 타이탄과 A3:스틸얼라이브는 2020년, 제2의 나라와 그랑사가는 2021년부터 정식서비스를 시작했다.

    정식서비스 기간이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7년 가까이 되는 만큼,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의 게임 수준이 급성장하면서 이미 한국 게임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판호 발급을 통해 자국 게임의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며 “중국에 진출만 하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버리고 경쟁력 확보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