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위기 넘자-④]올해도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업황 흐림주요 철강업체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CBAM 악재로 급부상, "정부차원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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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 지속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올해도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유럽연합(EU)이 주도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로 향후 수출 타격이 우려되면서 친환경 철강으로의 재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기침체 지속으로 올해 전망도 ‘흐림’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철강 업황은 경기 둔화, 중국의 저성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수요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3년 산업전망’ 자료에서 올해 전 세계 철강수요는 전년대비 0.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연구소는 “올해 국내 철강산업은 고환율·고금리에 중국 저성장, 건설·자동차 등 주요 수요산업 회복 제한 등으로 수급이 악화되고 주요 제품의 가격이 다소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철강기업의 합산 매출은 전년대비 7% 내외로 감소하며, 영업이익률도 2%p 내외의 하락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세계철강협회(WSA)가 최근 발표한 ‘2022~2023년 세계 철강 수요 전망’ 자료를 보면 올해 글로벌 철강 수요는 전년대비 1.0% 증가한 18억1470톤으로 추산했다. 앞서 WSA가 지난해 4월 2.2%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치보다 하향 조정했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도 올해 철강업계가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의 올해 영업이익은 6조884억원으로 전년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제철은 1조7530억원, 동국제강은 6279억원으로 각각 19.3%, 21.9% 줄어들고 세아제강도 2117억원으로 16.6%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황이 악화됐고 올해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 같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고,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더욱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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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AM 규제, 철강업계 변수로 급부상철강업계는 어려운 업황 속에서 CBAM이라는 악재를 맞이하게 됐다. CBAM은 EU에 수출하는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 추정치를 EU 탄소배출권거래제와 연동해 세금을 부과하는 조치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비교되면서 ‘유럽판 IRA’로도 불리고 있다.EU는 올해 10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보고 의무 부과 기간(전환기간)'으로 정하고 2026년부터 CBAM를 본격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철강은 EU에 수출하는 규모가 크고, 탄소배출이 많은 고로 공정의 비중이 높아 향후 수출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또한 지난해 한국의 EU 지역 철강 수출 규모는 43억 달러(약 5조5000억원)에 달했다. CBAM 적용 대상 품목 중 가장 큰 규모다.임지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CBAM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겠지만 국내 기업까지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은 관세 리스크에 부딪히게 되었으며, 결국 탄소배출량 저감 노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이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도 친환경 철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친환경 수소환원제철 모델인 ’하이렉스(HyREX)’를 통해 2030년까지 수소환원제철의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현대제철도 전기로 기반 탄소중립 생산체제인 ‘하이큐브(Hy-Cube)’를 구축해 2030년까지 친환경 철강 생산체제 전환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도 친환경 컬러강판 기술 개발과 라인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다만 국내 철강업계가 친환경 철강으로 전환하는데 시간이 소요되고, 개별 기업 입장에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정부도 CBAM 대응을 위해 EU와의 양자 채널로 협의하는 것은 물론 비슷한 입장에 있는 국가들과 공조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접근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중소 ·중견기업의 CBAM 대응 역량 강화, 제품의 탄소 배출량 관련 기초 인프라 확충 등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한국철강협회도 지난달 2일 유럽철강협회(Eurofer),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 등 EU 산업계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고 CBAM 도입 추진에 대한 우려 입장을 나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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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동국·세아, 지주사 체제 안착 과제포스코,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등 주요 업체들이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하거나 추진하면서 올해 안착이 과제로 떠올랐다. 우선 포스코는 지난해 3월, 창사 54년만에 지주사 체제 전환을 결정했다.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경영전략팀 ▲친환경인프라팀 ▲ESG팀 ▲친환경미래소재팀 ▲미래기술연구원 등의 조직으로 구성되면서 그룹의 경영전략 등을 담당하고 있다. 기존 철강사업 부문은 포스코로 물적분할됐다.포스코그룹은 기존 철강에 편중된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등으로 넓혀 2030년까지 기업가치를 3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목표다.세아베스틸도 지난해 4월 지주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했다. 지주회사인 세아베스틸지주는 특수강을 비롯한 스테인리스, 알루미늄 등 주력 자회사의 전문적 전략 수입 및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았다. 신설법인 세아베스틸은 특수강 본연의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세아베스틸은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 ▲특수강 사업에 특화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및 자회사들의 수평적 시너지 창출 ▲이사회 중심의 ESG 경영 강화를 이유로 설명했다.동국제강은 지난달 9일 철강 부문을 열연사업과 냉연사업으로 인적분할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오는 5월17일 인적분할 승인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통과할 경우 존속법인 ‘동국홀딩스’(가칭)와 철강 사업을 열연과 냉연으로 전문화한 신설법인 ‘동국제강’(가칭), ‘동국씨엠’(가칭)으로 분리하게 된다.동국제강은 이번 개편으로 컨트롤타워와 철강 사업의 전문성이 강화돼 저평가된 철강 사업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또한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지난 2일 본사 각 팀들을 찾아 새해 덕담을 나누며 회사의 인적분할 추진에 대한 의미와 방향성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