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메리츠증권과 1조5000억원 펀드 조성… 건설 지원롯데건설, 케미칼에 열흘 이상 앞당겨 5000억 상환 완료신평사 등급전망 '부정적'서 재평가 발판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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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그룹이 그룹 전반에 대한 재무 건전성 우려 총력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롯데건설의 유동성 악화 문제를 조기 해결하며 사태가 진정되는 국면이다.

    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이날 메리츠증권과 펀드 조성 협약식을 개최한다. 롯데그룹이 메리츠 증권과 1조5000억원 규모의 공동 펀드를 조성해 계열사인 롯데건설의 지원 사격에 나서는 것.

    펀드 자금 1조5000억원 가운데 롯데물산·롯데호텔·롯데정밀화학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약 6000억원을 후순위 채권자로 책임진다. 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캐피탈 등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가 나머지 9000억원을 선순위로 출자한다.

    조성된 자금은 올해 1분기 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 1조2000억원을 상환하는 데 쓰인다. 나머지 자금은 롯데케미칼로부터 빌린 자금을 상환하는 데 이용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유동성 위기 논란에 빠졌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0월부터 일시적으로 경색된 자금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계열사로부터 약 1조원 규모의 자금을 대여했다. 이에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롯데건설의 신용등급(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일제히 조정하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신동빈 롯데 회장이 11억 여 원의 롯데건설 지분을 사들이기도 했다. 

    지난 연말부터는 자금 안정화를 이뤄 조기 상환을 진행했다. 먼저 12월에는 롯데홈쇼핑과 롯데정밀화학에서 대여한 4000억 원을 조기 상환했고, 6일에는 롯데케미칼로부터 대여한 5000억 원을 조기 상환했다.

    롯데건설이 롯데케미칼에 조기 상환하며 롯데케미칼은 안정적인 자금운용이 가능해졌다. 이에 회사는 수소 및 배터리소재 등 신사업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미래 성장 기반 구축, 고부가 소재사업 적극 진출로 기업 가치를 향상시켜 나갈 전망이다.

    이번 상환으로 시장 일각에서 우려했던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다음달 말까지 일진머티리얼즈에 인수대금으로 2조7000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 유동성 위기가 그룹 전반으로 퍼지며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전망이 모두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며 "이번 조기상환으로 롯데그룹의 재무 건전성과 계열 지원 여력이 재평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