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형 ETF 한 달간 1.8조 유입…기준금리 정점 기대감 반영테마형 펀드 중 설정액 증가 폭 가장 커…같은 기간 주식형 감소운용사 상반기 채권 ETF 라인업 강화…신규상장·상품보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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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채권 투자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인기가 날로 커지는 가운데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가 반영되면서 채권 ETF에 대한 관심도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국내 채권형 ETF 75종의 설정액은 13조9545억원으로 한 달여 만에 1조8605억원, 3개월 만에 3조5942억원이 각각 증가했다. 

    이는 최근 한 달간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한 테마형 펀드 가운데 설정액 증가 폭이 가장 큰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ETF 317종의 설정액은 2562억원이 줄어들었다.

    종목별로 보면 'KODEX 종합채권(AA-이상) 액티브' ETF에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 최근 1개월 동안 설정액이 6058억원 증가했다. 이어 'KODEX 23-12 은행채(AA+이상) 액티브'엔 3578억원, 'KBSTAR 단기통안채'엔 2106억원이 유입됐다.

    앞서 채권형 ETF는 지난해부터 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 채권형 ETF에만 3조8063억원이 순유입, 전년(5034억원) 대비 7.5배가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채권형 ETF에 돈이 몰리는 데는 Fed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완료하고 이르면 하반기부터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높을 때 채권을 사 놓으면 금리 하락 시기 채권가격이 상승하면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어 앞다퉈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자산운용사들은 저마다 채권 ETF 상품 확대에 나섰다. 

    한화자산운용은 최근 국고채, 통안채,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아리랑 종합채권 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다음 달에는 30년 만기 국고채, 무위험지표금리 등에 투자하는 ETF를 지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다.

    이밖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와 'TIGER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2종을 다음 달 상장할 예정이다. 특히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의 경우 국내 상장 채권형 ETF 중 듀레이션이 가장 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국 장기국채 30년 지수 추종 ETF 2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현물형 1배 상품과 레버리지 상품을 함께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개인투자자의 투자 유인을 높이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달 자사 채권형 ETF 2종의 분배금 지급주기를 월 단위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KBSTAR 금융채액티브'와 'KBSTAR 중기우량회사채'는 월 단위 변경을 통해 이달부터 분배금을 지급한다.

    전문가들은 채권 및 채권형 ETF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증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각종 자산 가격 중 올 한해 채권이 가장 유망한 것으로 예상됐고, 연초 이러한 분위기는 현실화됐다"라며 "작년 연말부터 글로벌 주요국 물가 둔화세가 뚜렷해지면서 미 연준을 위시한 주요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상반기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채권가격 강세를 견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완화되거나 빠르면 3월 FOMC 회의를 기점으로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주식과 채권 시장에 모두 호재로 선반영되고 있다"라며 "단기적으로 채권가격과 주가의 동반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다만 채권가격과 주가의 동반랠리는 무한정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물가와 경기침체 패턴 혹은 이들 두 변수의 조합에 따라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가치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