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침체 우려에 증시 변동성 확대…코스피 장 초반부터 급락세 금투세 우려에 투자자 韓 시장 외면…거래대금 5년만 최저이재명 '금투세 시행 후 보완'으로 입장 바뀌자 개미들 분노 표출블로그 게시판 등에 "금투세=이재명세" 등으로 거센 공격 민주당 정치적 유불리에 韓금융시장 체질 악화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우려 등에 연일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발(發) 경기침체 우려에 급락세가 펼쳐지자 금투세 폐지를 향한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제대로 된 상승 한 번 경험 못한 국내 주식시장의 원흉을 금투세로 꼽는 가운데, 국내 주식투자 커뮤니티에선 금투세를 ‘재명세(이재명 + 稅)’로 불러야 한다는 등 금투세 도입을 고수하고 있는 야당에 대한 분노가 쏟아지는 모습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0분 기준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1.15포인트(2.01%) 하락한 2493.13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45.61포인트(1.79%) 내린 2498.67로 출발해 2500선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2.15포인트(1.72%) 내린 694.44를 기록 중이다. 이로써 코스피와 코스닥은 모두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는 최근 미국의 8월 고용시장 지표와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부진함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가라앉지 않을 경우, 한국 증시가 추석 전까지 큰 변동성을 겪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주요 경제지표 발표의 영향으로 미국 주식시장이 흔들리자 지난주 국내 증시도 휘청였다. 특히 외국인들이 대량의 매물을 내놓으며 경계감을 드러낸 데 이어 개인투자자들도 한국 증시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면서 증시 거래대금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코스피 거래량은 2억6046만 주를 기록, 지난 2019년 9월 2일(2억6215만 주)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시장이 침체 공포에 휩싸이자 개인투자자들의 시선은 금투세에 쏠리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금투세 완화 및 시행 기류를 두고 "결국 내년에 금투세를 시행하자는 거냐"라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 시장에선 한국 증시가 올해 상반기 글로벌 상승장에서 혼자 배제돼 상승분이 없음에도, 하락세는 더 강하게 받는 데에는 금투세의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특히 지난 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여야 대표회담에서 유의미한 결론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양측이 빈손으로 회담을 마무리하며 실망감이 커졌다. 

    앞서 이들은 지난 1일 국회 본청에서 만나 여야 대표회담을 진행, 이 자리에서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의제로 올린 바 있다. 

    일각에서는 양측이 적어도 ‘유예’ 정도로 합의를 이뤄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됐으나, 양측은 결국 "금투세와 관련해 주식시장의 구조적 문제 등 활성화 방안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 협의하기로 했다"는 알맹이 없는 발표문만 내놨다.

    특히, 금투세 시행 추가 유예 가능성까지 내비쳤던 이 대표가 ‘금투세 완화 시행’으로의 입장 변화를 전하자 각종 주식투자자 커뮤니티들은 이 대표를 향한 성토장이 됐다.

    실제 다수 주식 투자커뮤니티에는 "재명세는 악법의 대명사"라거나 "재명세가 나라 망친다" 등의 게시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민주당이 기어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한다면, 금투세의 또 다른 이름은 '이재명세'가 될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이어 "이재명 대표가 금투세 시행으로 돌아섰다고 한다. 유예할 것처럼 변죽만 울리더니 역시나"라며 "1989년 주식양도세를 도입했던 대만은 한 달 동안 주가지수가 40% 가까이 급락했다. 이미 실패한 길을 굳이 걷겠다고 나서는 민주당의 저의는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그는 또한 "올해 정기 국회에서 금투세 시행을 막지 못한다면 당장 내년 한국 증시는 폭락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금투세 대상자가 전체 주식 투자자 1400만 명의 1%인 15만 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들이 움직이는 최소 150조 원 규모의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경우 개인투자자의 피해는 자명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금투세와 관련해 '보완 후 시행'으로 방향을 잡은 분위기다. 민주당은 오는 24일 금투세를 놓고 당내 공개 토론회를 열기로 했으나, 민주당 내 의원들과 지도부 사이에서도 합의된 의견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