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금융지주 실적 발표신한 4조8858억, KB 4조7524억, 하나 3조7169억, 우리 3조1458억 전망고금리 이어지며 이자마진 65조9566억, 전년비 30.1% 증가배당 촉각… 금융위 배당절차 개선
  • 서울 한 시중 은행에 대출금리 안내문 모습ⓒ연합뉴스
    ▲ 서울 한 시중 은행에 대출금리 안내문 모습ⓒ연합뉴스
    금융지주사들의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이자마진이 6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실적에 배당금을 높이려는 은행지주들과 압박하는 금융당국과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이자 수익은 65조9566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50조6973억원) 대비 30.1%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 2번을 포함해 기준금리를 2.5% 인상시킨 영향으로 풀이된다.

    KB금융지주가 19조142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금융지주가 18조245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하나금융지주는 14조8166억원, 우리금융지주는 13조9733억원의 이자 수익을 냈다.

    비용과 여타 사업이익을 포함한 순이익은 신한금융 4조8858억원, KB금융 4조7524억원, 하나 3조7169억원, 우리 3조1458억원 순이다.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합산은 16조5009억원에 달한다. 이역시 전년(14조5429억원) 보다 13.5% 늘었다.

    실적이 늘어난 만큼 배당금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방역정책과 잇따른 금융지원으로 배당성향이 줄어들며 기업가치가 감소한 만큼 배당성향을 높여야 한다는게 금융지주들의 입장이다. 신한지주의 경우 자본비율 12% 초과분을 주주들에게 돌리는 것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지난해 배당성향을 보면 KB금융 26%, 하나금융 25.6%, 우리금융 25.3%, 신한지주 25.2% 등 비슷한 수준이다. 금융지주들은 1년에 한번 실시하던 배당금을 반기 또는 분기로 분할하고 배당성향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배당성향만 유지해도 올해 4대 금융지주 배당금은 4조240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시선은 곱지 않다.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를 앞두고 건전성 확충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은행에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을 요구할 수 있는 법안 마련에 나섰다. 예상되는 손실에 비해 미리 확보한 준비금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경우 추가 적립을 강제하겠다는 취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부실이 금융권에 전이되는 일이 없도록 손실흡수 능력을 제고하고 일시적인 어려움이 있는 금융사에 대해 선제적으로 유동성과 자본확충을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은행은 국방보다 중요한 공공재적 시스템"이라며 힘을 실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과거 위기 때는 은행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해 구조조정을 했다"며 "그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가 중요하며 이를 구성하는데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관치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특별대손준비금 요구권 마련을 위한 법안발의를 예고하고 내년 상반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배당절차 개선방안도 논의해 시장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의 공적 역할을 생각할 때 지나친 배당성향이 자칫 실적위주의 운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적절한 주주가치 제고와 사회공헌 기여가 공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