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부터 8년간 소각장 2곳 동시가동…총 1750톤규모DMC 랜드마크사업 11년만 재추진…3월중 사업부지 매각"재보궐 당시 오시장 공약…이미 시세반영돼 큰 변동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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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상암동일대 부동산시장이 시끄럽다. 서울시의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증설계획 발표로 지역민 반대가 거센 가운데 11년째 중단됐던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 사업 재추진 소식이 들려오면서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일각에선 일종의 '당근책'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계획중인 상암동 소각장 건립을 두고 지역사회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갑작스런 DMC 랜드마크 재추진 소식이 발표되자 주민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8월 1000톤규모 상암동 소각장 증설계획을 발표했다. 시설은 2005년부터 가동중인 750톤규모 상암동 광역소각장 바로 옆에 2027년 들어서며 기존 소각시설은 2035년까지 철거할 계획이다.문제는 새소각장이 가동되는 2027년부터 2035년까지 8년간 소각장 2곳이 동시에 운영된다는 점이다. 이에 주민들은 오염물질 배출과 건강·재산상피해 등을 우려하고 있다. 심지어는 상암동 전체를 과거 쓰레기매립지인 '난지도'화 하려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6년째 상암동에 거주중인 A씨는 한 부동산커뮤니티에 "상암동은 한때 신도시급으로 시장 주목을 받았지만 일부단지 경우 수색역이나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과 거리가 멀고 임대주택물량이 다른지역보다 많은 것도 악재가 되고 있다"며 "여기에 소각시설까지 또 들어온다니 미래가 어둡다"고 안타까워했다.실제 지난연말 서울시가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한 설명회 당시 행사장 인근에서 주민반대집회가 열려 일부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이런 가운데 서울시가 11년째 중단됐던 'DMC 랜드마크 재추진' 카드를 꺼내면서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다. 이 사업은 2004년 서울시가 처음 기획한 것으로 오세훈 시장은 2009년 재임당시 상암동일대 3만7262㎡ 부지에 쇼핑몰·백화점·아쿠아리움·기업홍보관·호텔 등을 갖춘 지상 133층 높이 랜드마크 건물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하지만 박원순 시장 재임때인 2012년 토지대금연체 등을 이유로 계약이 해지되면서 사업이 잠정중단됐다. 총사업비는 4조원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되지만 아직 정확한 규모나 건물층수 관련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3월중 사업부지 매각공고를 내고 7월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그러나 인근 부동산시장에서는 소각장 증설과 DMC 랜드마크 재추진에 따른 눈에띄는 시장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 인근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마포구 상암동 일대는 최근 몇년간 집값이 빠르게 올랐다가 시장침체기에 그만큼 하락폭이 가팔라 현재 전용 84㎡ 기준 10억~12억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며 "소각장은 이미 해묵은 이슈이고 랜드마크 사업도 2021년 재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시장 공약으로 그 기대감이 시세에 반영돼 눈에 띄는 변동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C공인중개소 관계자 또한 "지난해 소각장 이슈로 호가를 내렸던 집주인이 다시 가격상승 가능성을 문의하는 등 전반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하지만 집값변동에 대한 우려나 기대감과는 별도로 실제거래로 이어지는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랜드마크 재추진 실현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적잖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사비인상과 미분양증가, PF리스크 등 악재가 산적해 경제성 확보가 불확실하고 이로 인해 초고층건물을 올릴 사업주체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주민들 사이에서는 서울시가 소각장 설치를 위해 묵혔던 랜드마크 사업으로 '밀당(밀고 당기기)'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또다른 상암동 거주자 B씨는 지역커뮤니티에 "개발호재 발표로 등돌린 여론을 돌리려는 것"이라며 "문제는 소각장은 서울시가 예정대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지만 랜드마크는 이전처럼 엎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