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복심 구조조정 전문가 '구창근' 대표 등판사업본부 통합, 의사결정 체계 축소 등 조직개편 나섰지만...업무혼선 가중 및 효율성 저하, 인력감축 부서 지정 등 잡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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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 ENM이 실적 부진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내부 잡음이 일고 있다. 갑작스러운 조직 통폐합에 따른 인력 감축 통보가 이뤄지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21일 CJ ENM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1374억원으로 전년 대비 53.7% 감소했다. 매출 역시 순손실이 1657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적자 전환했다.

    4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6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7.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1조 4640억원, 867억원이다.

    이에 CJ그룹은 지난해 10월 조기 인사를 통해 CJ ENM 신임 대표로 구창근 대표를 선임했다. 구 대표는 과거 올리브영과 푸드빌 대표이사 재임 당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일궈낸 '사업구조조정 전문가'라는 평가다.

    구 대표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도 이 회장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구 대표가 CJ ENM 구원투수로 활약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다.

    실제 구 대표는 올해 초 '효율성·수익성'에 방점을 찍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중복기능을 통합하고, 핵심기능 중심으로 사업체계를 단순화한 것.

    기존 9개 사업본부를 5개 핵심 사업본부(영화드라마, 교양예능, 음악콘텐츠, 미디어플랫폼, 글로벌)로 통합했다. 의사결정체계도 기존 팀장·국장·사업부장·사업본부장 4단계에서 '국장' 직급을 없앤 팀장·사업부장·사업본부장 3단계로 축소했다. 기존 4~5명 소규모 팀단위 조직도 통폐합해 팀장 보직을 줄였다.

    문제는 조직개편 과정에서 인력 재배치에 따른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국장 직급이 팀장 직급으로, 팀장 직급이 사원 직급으로 바뀌면서 업무의 혼선이 가중됐다는 점에서다. 연관성이 없는 팀단위 조직의 통합으로 제작 효율이 오히려 떨어진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특히 인력 감축 대상 부서로 지정된 곳은 전체 팀원의 20%를 줄이라고 통보했다는 내부 고발도 나왔다. 해당 부서 팀장이 고과, 다면평가, 실적 등을 고려하지 않고 20% 조정대상자를 지정했다는 것. 퇴직 대가로 근속연수에 0.6개월을 곱한 위로금 및 3개월 급여, 퇴직금 등을 지급할 것을 약속했다고 전한다.

    익명을 요구한 CJ ENM 한 직원은 "만약 퇴직을 권고받은 직원이 거절할 경우 인사팀에서 나서서 감사와 재무에 들어간다"며 "최근 5년간 법인카드, 출장비, 실비 청구 등의 자료를 수집해 징계 사유를 찾아 불이익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후 인사팀이 2차 면담을 시작해서 1차 당시 제시한 위로금 조건을 제시하면서 이직을 재차 권유한다"며 "결국 이직을 준비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CJ ENM 측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CJ ENM 측은 "콘텐츠산업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콘텐츠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실시했을 뿐 별도의 구조조정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