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큰 투자 결정에 주가 하락세자금계획 불투명 아직 불투명해유증 없다 선언 … 보유지분 매각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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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제철
현대제철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미국에 자동차 강판 생산에 특화된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하면서 자금 조달 방안에 이목이 쏠린다. 총 8조5000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현대제철엔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현대차그룹 등과 공동 투자로 약 58억 달러(한화 8조5000억 원)를 투입해 미국 루이지애나에 연산 270만 톤 규모의 자동차 강판 특화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한다고 공시했다. 내년 3분기 착공, 2029년 상업 생산이 목표다.이번 프로젝트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백악관에서 밝힌 4년간 210억 달러(약 30조8000억 원) 미국 투자 계획의 일부다. 자동차 강판의 현지화 및 공급망 자립화를 골자로 한 사업이다.현대제철은 약 8조5000억 원 중 50%는 자기자본으로, 나머지 50%는 외부차입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당사를 포함한 현대차그룹, 기타 투자자와의 지분 출자를 협의 중"이라며 "관계기관의 협의나 승인 절차, 사업 진행 상황 등에 따라 그 내용과 규모 등에 변동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시장의 시선은 자금 조달 방안에 쏠려 있다. 현대제철은 자기자본 외의 나머지 4조2500억 원을 외부 차입으로 조달하겠다고만 밝혔을 뿐 자금 출처나 구조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문제는 현대제철의 현재 재무 상태다. 현재 보유한 현금만으로는 투자비용을 감당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실제 현대제철은 지난해 매출 23조2261억 원, 영업이익 1594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10.4%, 80%가량 감소했다. 업황 부진과 원자재 가격 변동, 글로벌 수요 둔화가 겹친 결과로, 영업이익률은 0.69%에 불과하다.이밖에 현금·현금성 자산은 1조2956억 원, 단기금융상품은 8606억 원에 불과하다.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향후 추가적인 현금 확보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내부 사정도 좋지 않다. 현대제철은 앞서 지난해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철근 감산 조치를 이어 가고 있다. 전 임원 급여 20% 삭감과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 검토 등도 발표하는 등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시장의 반응도 차갑다. 현대제철 주가는 대미 투자 발표 전 2만9500원이었지만 전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2만5000원까지 15% 이상 하락했다. 이날 오전 10시 20분 기준으로도 1.6%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업계에선 수조 원대 지출이 예상되는 만큼 현대제철이 보유한 계열사 및 관계사 지분도 유동화 대상에 올릴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번 대규모 투자 과정에서 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한 상황이다.현재 현대제철은 현대모비스 지분 5.8%를 가지고 있다. 장부가액 기준 약 1조3000억 원 규모다. 또한 HD현대오일뱅크 지분 2.2%(장부가액 약 1163억 원)도 보유하고 있다. 증자를 통한 조달이 배제되면서 자연스럽게 관계사 지분 매각 가능성도 부상하고 있다.전문가들은 현대제철이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을 이른 시일 내 밝혀야 한다고 강조한다.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울질에는 숫자가 필요하다"라며 "구체적인 출자 비율이 나오기 전까지는 숫자로 확인할 수 없는 자본 비용은 불확실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 또한 "이번 투자 결정과 관련 현대제철은 최종 투자금액 및 자금 조달 방식을 최대한 빠른 시일내 확정해 시장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일부 불확실성은 있으나 회사가 감내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을 제외한 나머지 4조2500억 원의 차입금을 2026년 3분기부터 2029년 1분기까지 약 11개 분기에 걸쳐 조달할 경우, 금리 4.0%로 가정 시 해당 기간 미국 전기로 사업에서 발생하는 누적 이자 비용은 약 2550억 원"이라며 "이는 연평균 약 930억 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그러면서 "이는 투자 주체들에게 완공 전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정적 요소"라면서도 "다만 투자 주체들의 지분율을 고려하면 현대제철이 부담할 개별 이자 비용 부담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