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에리 브르통 집행위원, "법안 마련 할 것"넷플릭스 등 CP, 통신 네트워크 비용 부담해야 주장국내 '망 무임승차방지법' 입법 영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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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WC 홈페이지 갈무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오는 27일 열리는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3'에서 '망 이용대가' 법안을 논의한다. 국제사회의 망 사용료 의무화 움직임에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 인터넷제공사업자(ISP)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형국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개막일 첫날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MWC 2023에서 망 이용대가 법제화와 관련한 발표에 나선다. EU 집행위원회가 MWC에서 별도 연설을 통해 법안을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브르통 위원은 최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구글, 넷플릭스 등) 빅테크가 일부 통신 네트워크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지에 대한 협의를 시작할 준비가 됐다"며 "연말까지는 입법을 완료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MWC 2023에서부터 망 사용료 법안 협의 절차를 시작, 약 12주에 걸쳐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법 초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앞서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과 EU 내 통신회사들에 투자 계획,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계획 등에 대해 정보를 요청하기도 했다. 

    도이치 텔레콤을 포함한 오렌지, 텔레포니카 및 텔레콤 이탈리아는 수년 동안 빅테크가 5G와 광대역통신을 위한 인프라 비용을 부담하도록 노력해 왔다. 이들 통신사는 6대 콘텐츠 제공업체인 메타, 아마존, 넷플릭스,애플, 마이크로소프트사, 구글이 데이터 인터넷 트래픽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유럽통신사업자연합회(ETNO)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인터넷 트래픽의 56.9%가 구글(20.9%), 메타(15.4%), 넷플릭스(9.4%) 등 6개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두 달간 집계한 국내 트래픽 발생량에 따르면, 구글 27.1%, 넷플릭스 7.2%, 메타(옛 페이스북) 3.5%, 네이버 2.1%, 카카오 1.2% 순으로 집계됐다. 

    도이치텔레콤, 사우디텔레콤, GSMA 등 통신사와 메타, 넷플릭스 등 업계에서는 차기 EU 집행위원장으로 거론되는 브르통 위원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ISP를 지지하는 그를 통해 망 사용료의 글로벌 법제화가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  

    특히 MWC에 참석하는 한국의 입법 관련 인사들과 브르통 위원의 만남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의원을 비롯해 구현모 KT 대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등 이동통신사 수장 등이 MWC를 참석할 예정이다.

    브르통 위원과 이들의 논의의 장이 마련될 경우 국내의 입법 추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국회에는 '망 무임승차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으며,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수년째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브르통 위원은 내년 새롭게 선출되는 EU 집행위원장의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며 "MWC를 통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망 무임승차방지법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