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격차 1.75%p로 확대될수도외국인 투자금 유출 우려증권가 "'킹달러' 반복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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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약 1년반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킹달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강경한 긴축의지를 보이는데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현상이 장기화되고 금리 격차가 확대되면 달러 강세 및 원화 약세 현상이 고착화될 수 있다. 이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로 원화가치가 더욱 추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발생한 '킹달러'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면서 미국(상단기준 4.75%)과의 격차는 1.25%p를 유지했다. 다만 미국의 경제지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졌고 이로 인해 격차가 1.75%p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시장에서는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5.5%까지 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25%p를 올리고 5월과 6월에 각각 0.25%p씩 인상하는 것이다.한국은 4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0.25%p 인상하면 한달 정도 금리가 1.5%p 차이나고 동결시 1.75%p까지 격차가 벌어진다. 5월과 7월로 예정된 금통위 결과에 따라 금리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한미 기준금리의 역전 격차가 커지고 이런 형상이 장기화하면 원화가치가 하락해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 가능성이 높아진다.실제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20~24일 국내증시에서 9779억300만원어치를 매도하며 올해 첫 주간 순매도를 나타냈다. 이 기간 달러·원 환율은 두달만에 1300원을 넘어선 1306.2원을 터치하는 등 1300원대에 재진입했다.다만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같은 '킹달러' 현상의 반복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2분기 중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불확실성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고 미국 등 주요국의 신용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간 금리차)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달러화 강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미국의 긴축 기조로 환율 상승 압력이 있지만 외환당국의 조정 가능성이 남아있어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증권가 한 관계자는 "1분기에는 상승 압력이 높은 건 맞지만 당국이 환율 1300원 이상 넘어가는 것을 얼마나 윤허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지난해 금리를 가파르게 높인 국면과 달리 현재는 인상에도 한계가 있어 강보합권 정도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