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격차 1.75%p로 확대될수도외국인 투자금 유출 우려증권가 "'킹달러' 반복 가능성 낮아"
  • ▲ 지난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약 1년반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킹달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강경한 긴축의지를 보이는데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현상이 장기화되고 금리 격차가 확대되면 달러 강세 및 원화 약세 현상이 고착화될 수 있다. 이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로 원화가치가 더욱 추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발생한 '킹달러'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면서 미국(상단기준 4.75%)과의 격차는 1.25%p를 유지했다. 다만 미국의 경제지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졌고 이로 인해 격차가 1.75%p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5.5%까지 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25%p를 올리고 5월과 6월에 각각 0.25%p씩 인상하는 것이다.

    한국은 4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0.25%p 인상하면 한달 정도 금리가 1.5%p 차이나고 동결시 1.75%p까지 격차가 벌어진다. 5월과 7월로 예정된 금통위 결과에 따라 금리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

    한미 기준금리의 역전 격차가 커지고 이런 형상이 장기화하면 원화가치가 하락해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20~24일 국내증시에서 9779억300만원어치를 매도하며 올해 첫 주간 순매도를 나타냈다. 이 기간 달러·원 환율은 두달만에 1300원을 넘어선 1306.2원을 터치하는 등 1300원대에 재진입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같은 '킹달러' 현상의 반복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2분기 중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불확실성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고 미국 등 주요국의 신용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간 금리차)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달러화 강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의 긴축 기조로 환율 상승 압력이 있지만 외환당국의 조정 가능성이 남아있어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1분기에는 상승 압력이 높은 건 맞지만 당국이 환율 1300원 이상 넘어가는 것을 얼마나 윤허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지난해 금리를 가파르게 높인 국면과 달리 현재는 인상에도 한계가 있어 강보합권 정도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