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에 해당한다' 주장 반박"필요한 재원, 차입금으로 마련""자사주 취득, 적법한 경영권 방어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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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에 임의적립금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공개매수에 필요한 재원 대부분을 차입금으로 마련, 임의적립금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고려아연은 14일 입장문을 내고 “주주총회 결의 없이 임의적립금을 사용하는 것은 배임이며, 향후 영풍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서도 불리하다는 주장은 허위일 뿐 아니라 명백한 시장교란 행위”라며 이같이 밝혔다.앞서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은 “주주총회 결의 없이 자사주 매입에 임의적립금을 사용하는 것은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또 전날 김용재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려아연이 주주총회에서 자원사업이나 해외에 투자하기로 약속하고 오랜 기간 쌓아온 임의적립금을 주총도 거치지 않고 이사회에서 자사주 취득을 하겠다는데, 이는 회사법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했다.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에 임의적립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지난 2일 영풍이 제기한 고려아연 자기주식 취득금지 2차 가처분 또한 기각될 것으로 예상했다.영풍의 2차 가처분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을 통한 공개매수를 중지시켜 줄 것과 ▲고려아연이 임의적립금을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사용하도록 해달라는 내용이다. 2차 가처분의 심문기일은 오는 18일 오전 10시30분으로 예정됐다.고려아연은 “임의적립금을 사용하지 않고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할 계획이므로 영풍 측의 주장은 가처분 소송에서 인정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또한 지난 2일 동일 재판부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행위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전부 기각’했으므로 이번 가처분 소송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이어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인용, “상법에 따르면 배당가능이익은 직전 사업연도 순자산에서 자본금과 자본준비금, 이익준비금, 미실현이익을 빼서 산정한다”며 “이익잉여금 범위 내에서만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는 주장이나 임의적립금을 공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상법에 없다”고 설명했다.고려아연은 “법원의 판결에 따른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는 기업의 해산이나 파산 등 극히 이례적인 경우가 아니고선 취소가 불가능하다”며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이러한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실체 없는 법적 공방을 만들어 수많은 투자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