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협력사 유통 마진 0원' 갑질 징계… 과징금 2.8억 부과2020년 '리뉴얼 비용 제대로 안 준 혐위' 가맹점에도 갑질까지모순된 권 회장 상생경영… 브랜드 이미지 타격·주가 하락 야기
  • ▲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 ⓒ교촌에프앤비
    ▲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 ⓒ교촌에프앤비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평소 협력사는 물론 과거 가맹점과의 상생을 강조해왔던 점에서 양두구육(羊頭狗肉) 경영 방식이라는 거센 비난이 나오고 있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전날 교촌에프앤비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로 시정명령과 함께 2억8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치킨 가맹점에서 쓰는 전용유 가격이 20~30% 이상 오르자 당초 약정된 18L 캔당 유통마진을 1350원에서 0원으로 낮췄다.

    당초 교촌에프앤비는 전용유를 가맹점에 공급하는 협력사들의 최소 유통마진을 보장하고 연 단위 계약 갱신을 조건으로 거래해왔다. 하지만 전용유 가격이 급등하자 이를 빌미로 계약 기간 중에 강제로 조건을 바꿨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가맹점의 전용유 구매 부담 완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협력사에는 일방적으로 불리한 거래 조건을 변경한 것으로 봤다.

    실제 협력사들은 2021년 5월부터 12월까지 기존의 거래 조건으로 얻을 수 있었던 7억1500만원 상당의 유통마진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같은 기간 교촌에프앤비의 유통마진은 3273원에서 4363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교촌에프앤비의 행위는 공정거래법 제45조 제1항 제6호 및 시행령 제52조 제6호 라목의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불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해당한다"라며 "협력사들에 대해 계약상 보장된 이익을 침해함으로써 예상하지 못한 불이익을 줬다"라고 지적했다.

    교촌에프앤비의 갑질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공정위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점포 리뉴얼을 요구할 경우 해당 비용의 40%를 지급해야 하는데, 이보다 적은 금액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또 2014년에는 가맹점에 특정 해충 방제업체와 거래하도록 강요한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2018년에는 창업주인 권원강 당시 교촌에프앤비 회장의 6촌 동생인 권 모 상무가 직원을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되며 갑질 논란이 일기도 했다.

  • ▲ 교촌치킨 ⓒ연합뉴스
    ▲ 교촌치킨 ⓒ연합뉴스
    공정위의 잇따른 제재는 권 회장이 평소 협력사와 가맹점과 동반 성장을 언급하며 상생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점과 대조적이다. 지난해에는 구매 윤리 선포식까지 열며 협력사와의 상생을 강조해왔다. 당시 회사 측은 "기업 윤리와 깨끗한 조직 문화를 바탕으로 가맹점, 협력사와 서로 도와 성장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현장 일선에서는 여전히 교촌에프앤비의 갑질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공정위 징계로 드러난 것이다. 이 때문에 겉으로 상생을 내세워 기업 이미지 개선에 힘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말로만 이루어진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업종 특성상 기업 이미지에 따라 회사 매출 하락과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 뒤따른다고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교촌에프앤비는 치킨업계에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유일하게 상장된 만큼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렇다 보니 종목 토론방 및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교촌에프앤비에 대해 "(권 회장)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무능력자", "불공정행위 하지 마라" 등의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며 2020년 말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지만 주가는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2014년 치킨업계 1위에 오른 뒤 8년 동안 선두를 달리던 교촌치킨은 2022년 bhc에 왕좌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에는 제너시스BBQ에 밀려 업계 3위까지 추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의 지난 11일 종가 기준 8950원으로 공모가(1만2300원) 대비 27.2% 하락했다. 2020년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교촌에프앤비는 당시 기관 수요 예측 경쟁률 999.4대 1과 공모주 일반 청약 경쟁률 1318.30대 1을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상장일 시가는 공모가보다 93% 오른 2만3850원에서 출발했고 당시 종가는 3만1000원를 기록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 주주와 임직원, 협력사,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연계돼 있다"며 "기업은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고,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려면 협력사들의 경쟁력이 높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위계에 따른 강압, 수요 및 공급의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다면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이번 공정위 제재 건은 본사가 아닌 가맹점주들의 이익을 개선해 주려는 정책으로 본사는 어떠한 부당한 이득을 취한 바가 없었다"면서 "제재 결정에 대해 당사의 입장을 충분히 소명했으나 반영되지 않아 안타깝다. 입장을 소명할 수 있는 다양한 절차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