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원, MWC 2023 기조연설 "美 빅테크 기업 확대... 막대한 투자 공정 분배해야"망 사용료 법제화 수면위, ISP vs CP 논란 예상
  • ▲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 ⓒ공동취재단
    ▲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 ⓒ공동취재단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이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3에서 '망 사용료' 법제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브르통 위원은 이날 기조 연설을 통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클라우드 및 플랫폼 서비스 분야의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통신사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막대한 투자를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한 자금 조달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MWC 2023에서부터 망 사용료 법안 협의 절차를 시작, 약 12주에 걸쳐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법 초안을 마련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과 EU 내 통신회사들에 투자 계획,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계획 등에 대해 정보를 요청하기도 했다. 

    브르통 위원은 "오늘날은 네트워크사업자와 트래픽을 이용하는 사업자 사이의 이분법적 선택의 상황은 아니다"라며 "2040년까지 디지털 규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유럽 시민과 기업들이 공정한 경쟁의 장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럽통신사업자연합회(ETNO)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인터넷 트래픽의 56.9%가 구글(20.9%), 메타(15.4%), 넷플릭스(9.4%) 등 6개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두 달간 집계한 국내 트래픽 발생량에 따르면, 구글 27.1%, 넷플릭스 7.2%, 메타(옛 페이스북) 3.5%, 네이버 2.1%, 카카오 1.2% 순으로 집계됐다. 

    브르통 위원은 "지난주에 Gigabit Connectivity Act(기가비트 연결법)'을 발표하면서 연결성과 인프라의 미래에 대한 광범위한 협의를 시작했다"면서 "우리는 현재가 아닌 미래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 이사회 의장인 호세 마리아 알바레스 팔레트 로페즈 Telefónica 최고경영자(CEO)와 크리스텔 하이데만 Orange CEO도 이날 망 사용료의 공정한 재분배에 공감했다.

    호세 마리아 알바레스 팔레트 로페즈 텔레포니카 CEO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은 모든 플레이어가 공평하게 기여해야 한다"며 "빅테크와의 협력이 더 많은 성장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텔 하이데만 Orange CEO는 "인터넷 사용으로 이익을 얻는 빅테크가 인프라에 필요한 투자를 충당할 수 있도록 제도화를 촉구한다"며 "현재 상황은 통신사에게 '지속 불가능'하며 과도한 지출을 혼자 부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EU를 중심으로 한 망 사용료 법제화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망 무임승차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으며,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수년째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