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 합병 2년 만에 분할…1일부터 새 법인으로한화갤러리아, 이달 신규상장…한화 3남 김동선 유통사업 주도"M&A·신사업 활동 무대 넓히며 경영 능력 입증할 듯"
  • ▲ 김동선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부문 전략본부장. ⓒ한화갤러리아
    ▲ 김동선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부문 전략본부장. ⓒ한화갤러리아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에 흡수합병된 지 2년 만에 다시 분리해 이달부터 '독자 경영'에 나선다.

    한화그룹의 이번 지배구조 개편 초점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전략본부장에 맞춰져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적분할을 두고 김 본부장의 유통 부문 사업 승계 진행을 위한 작업으로 해석한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한화갤러리아는 한화그룹의 지주사인 (주)한화의 자회사 변경된다. 갤러리아가 2021년 4월 한화솔루션에 흡수·합병돼 사업부문으로 있은 지 2년 만에 다시 신설 법인으로 인적 분할 됐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1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 분할하고 재상장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고 투자 유연성을 확보하고자 한화갤러리아 인적 분할에 나섰다는 게 그룹 설명이다. 특히 ▲재무건전성 개선으로 솔루션 의존도 감소 ▲경쟁심화로 신속한 투자 의사 결정 필요 ▲상이한 사업 환경에 따른 독립 경영 필요성 증대 등이 주요 분할 배경이다.

    지난해 분할 발표 당시 갤러리아 부문 김은수 대표는 "최근 급격한 대외 경영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면서 "기존 백화점 사업은 프리미엄 전략을 지속 강화하는 한편, 리테일 사업 다각화와 신규 프리미엄 콘텐츠 개발 등으로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져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적 분할은 회사를 쪼개 2개의 회사로 나누는 것을 뜻한다. 물적분할과 다른 점은 기존 주주가 신설 회사의 주식도 같이 나눠 가진다는 점이다. 기존 주식을 9대1 비율로 한화솔루션과 한화갤러리아로 나눈다.

    분할한 한화갤러리아는 이달 신규 상장할 예정이다. 원활한 주식 거래를 위해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할 계획이다.

    앞으로 김 본부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동안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은 태양광·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을 맡았고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은 금융 사업에 집중해왔다.
  • ▲ 갤러리아 명품관 외관. ⓒ갤러리아
    ▲ 갤러리아 명품관 외관. ⓒ갤러리아
    김 본부장은 2021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전략부문장(전무)을, 지난해 갤러리아에서 신사업부문장 자리에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김 본부장은 빠르게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에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후 곧바로 한화의 이베리코 농장 현장을 찾아 해당 농장에서 사육한 돼지고기를 활용한 상품을 올해 상반기 중 출시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지난해 10월엔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국내 진출을 성사시켰다. '파이브가이즈'가 아시아에 진출하는 것은 한국이 5번째로 올 상반기에 처음으로 한국 매장 문을 열 예정이다.

    재계에선 김 본부장의 향후 행보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처음으로 독립 경영에 나서며 시험대에 올라선 만큼 인수합병(M&A)으로 외형을 키우거나, 신사업을 적극 발굴하며 활동 영역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가 오너 3세 삼형제는 지난달 모친인 고(故) 서영민 여사의 ㈜한화 지분을 균등하게 35만3892주(약 96억원)씩 상속받았다. 그룹의 모태 격인 방산·에너지 사업을 맡고 있는 김 부회장과 금융을 맡고 있는 김 사장에 비해 아직 김 본부장이 맡고 있는 그룹 내 비중은 크지 않다.

    지난해 기준 갤러리아 매출액은 5413억원,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매출액은 5675억원이다. 두 회사의 총 매출액은 1조1088억원이다.

    지난해 기준 한화그룹 전체 매출액이 61조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본부장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룹 내 비중이 2%(1.8%)가 채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이번 분할로 기존 비즈니스 영역 외에 유통 서비스 부분 신사업을 적극 발굴해 기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