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세금 아깝지 않은 나라 만들 것"… 53년 만에 '납세자의날' 참석 눈길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성실납세를 통해 국가재정에 이바지한 모범납세자와 기업인에게 상을 건넸다. 매년 3월 3일 열리는 납세자의 날 기념식은 성실납세를 한 국민에게 감사를 표하는 행사로, 현직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한 것은 53년 만이다. 대통령 참석은 과거 조세의 날 행사로 치러졌던 1970년 박정희 전 대통령 참석이 마지막 기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무역센터 코엑스에서 열린 '제57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국민이 내는 세금이 아깝지 않은 나라, 납세가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조세제도를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하겠다"며 "과거의 부동산 세제와 같이 정치와 이념에 사로잡혀 무리한 과세로 국민을 힘들게 하거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 진영을 확보하고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적 '정치복지'가 아닌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복지'를 실천하겠다"며 "첨단 과학기술 혁신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수출 확대,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곳에 재정을 투입하겠다. 공익 목적을 벗어나 불법을 일삼거나 국익을 해치는 정치 집단화된 단체에게는 국민의 혈세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가재정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조세불복이 어려운 분들에게 무리한 과세로 힘들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의신청, 심사청구, 심판청구 등 조세불복 절차는 국민의 권리구제를 위해 신속히 처리해 헌법이 보장하는 조세법률주의가 실질적으로 구현되도록 하겠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세금은 국방·치안·사법·행정 등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라는 헌법정신의 실현을 위해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두텁게 지원하는데 쓰겠다"며 "국민과 청년 세대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집중적으로 쓰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정부포상 유공자 11명과 고액납세의 탑을 수상한 기업인 5명에게 직접 훈장과 표창 등을 수여했다.

금탑산업훈장은 쌍곰(대표이사 이덕한), 은탑산업훈장은 국보디자인(대표이사 황창연), 동탑산업훈장은 마프로(대표이사 문치성), 철탑산업훈장은 조일알미늄(대표이사 이영호)에게 돌아갔다. 홍조근정훈장은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가 받았다.

연예인 김수현, 송지효(본명 천수연) 씨도 성실납세와 사회공헌 활동 공적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고액납세의 탑은 ▲기아자동차(국세 7000억 원) ▲미래에셋증권(국세 4000억 원) ▲금호석유화학(국세 3000억 원) ▲금호피앤비화학(국세 2000억 원) ▲에코프로이노베이션(국세 1000억 원)이 수상했다.

한편 이날 선정된 모범납세자는 총 568명으로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수상자들은 추후 국세청과 지방국세청, 세무서 등을 통해 표창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