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정치권 낙하산 포진, 사외이사 친노·친문 성향윤경림 후보, 지배구조 개선 추진 속 친윤 인사 내정 논란정치적 줄대기 비판 속 "이사진 대폭 물갈이 필요" 목소리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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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림 KT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자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쇄신 의지를 밝혔지만,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KT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코드 인사'가 반복되면서 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13일 KT에 따르면 윤 후보는 정치권에서 지적하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별도의 TF를 운영하기로 했다. TF는 ▲대표이사 선임절차 ▲사외이사 등 이사회 구성 ▲ESG 모범규준 등 최근 주요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지적받은 사항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강화 방안을 도출할 방침이다.특히 KT의 경영감시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 등 이사회 진용이 새롭게 구축될 것이라는 해석이 높았다. KT 소수 노동조합 새노조 역시 "KT 이사회가 이권 카르텔의 본거지"라 비난한 바 있다.KT 정관에 따르면 이사진은 11인 이하로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의 수는 3인 이하로, 사외이사의 수는 8인 이하로 한다. 현재 KT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구현모·윤경림), 사외이사 6명(김대유·유희열·김용헌·강충구·여은정·표현명)으로 구성돼 있다.KT 이사회는 2002년 민영화 이후 줄곧 정치권 출신이 장악하는 '코드 인사'가 관행이었다. 앞서 구현모 대표가 취임한 2020년 이후 KT 이사회는 낙하산 인사들로 채워졌다. 당시 8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3명(이강철·김대유·유희열)이 '친노·친문' 출신들로 구성된 것.대표적으로 이강철 이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 비서관을 지냈다. 김대유 이사도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지냈으며, 유희열 이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다.이에 KT 이사회가 특정 정당에 치우쳐 '그들만의 리그'를 벌인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강철 이사와 벤자민홍 이사 모두 임기가 1년 넘게 남았음에 불구하고, 사외이사직을 돌연 사퇴한 것도 정권교체 후의 압박이 심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높다.윤 후보 역시 구 대표의 오른팔로 불리며 문 정권 인사라는 타이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그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KT 이사진의 투명성을 강조한 것도 이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하지만 신임 사외이사로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을 내정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그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등을 거친 정책금융 전문가로,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상임 경제특보를 지냈다. 임 고문은 내정 발표 이틀 만에 자진 사의한 상태다.KT 안팎에서는 '친윤'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을 기용해 정치권 달래기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 KT 핵심 계열사인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선배인 윤정식 한국블록체인협회 부회장을 내정한 것도 드러났다. 결국 윤 내정자도 사의를 표명하면서 정치권 출신 코드 인사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기존 사외이사 6명 대부분이 임기가 남았거나 연장 예정인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KT의 전면적인 쇄신을 위해서는 이사진을 교체하고, 정치적 간섭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정치색이 다른 외부 인사를 고용할 경우 이사진 내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며 "친윤 인사에 입각한 정치적 줄대기는 결국 관행을 되풀이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