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어소프트 지난해 적자전환… 영업손실 31억원 규모믿었던 오아시스도 4Q 적자전환, 실크로드의 부진도 지속 무산된 IPO 과정에서 일회성 비용 부담 커져
  • ▲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이사가 기자간담회에서 시장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이사가 기자간담회에서 시장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이커머스 업계의 유일한 흑자 기업이었던 오아시스도 이커머스 경쟁에 따른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 적자전환을 하며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고객 확보 과정의 청구서가 결국 적자로 나타난 것.

    연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이 부진은 고스란히 모기업 지어소프트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중이다. 지어소프트는 지난해 연간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전환했다. 

    13일 지어소프트에 따르면 회사는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지어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45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0.1% 신장했지만 영업손실 3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는 예상 이상의 부진이다. 지어소프트는 지난해 3분기에도 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누적 영업이익은 23억원에 달했다. 4분기에만 50억원이상의 적자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는 자회사 오아시스의 부진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왔지만 4분기 들어서 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 분기 기준 적자전환 했다.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마케팅 비용을 공격적으로 집행하는 동시에 재무 투명성을 위한 재고손실 등의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오아시스의 지난해 감사보고서가 발표되지 않은 만큼 4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모회사인 지어소프트의 부진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어소프트가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지어소프트와 오아시스가 모두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연결조정 과정에서 1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정도였다.

    사실 일회성 비용의 증가는 IPO를 추진 중인 기업들에게는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IPO의 비용을 비롯해 매출 확대를 위한 판관비 증가 및 재무 투명화에 따른 일회성 비용 등이 나타나는 것. 문제는 오아시스의 경우 이런 노력이 올해 상장철회로 인해 빛바랬다는 점이다. 

    오아시스는 일반 공모청약을 하루 앞둔 지난달 13일 상장 철회를 밝힌 바 있다. IPO를 통해 온라인 매출을 두 배 성장시키겠다고 기자간담회를 가진지 약 5일만이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IPO과정에서 높은 흥행효과를 위해 매출을 높이기 위한 공격적 마케팅이 이뤄지면서 판관비가 늘어나는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최근 상장 철회로 인해 막대한 비용을 허공에 날리는 기업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어소프트의 고민은 오아시스 뿐만이 아니다. 그나마 오아시스가 연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을 낸 것과 달리 풀필먼트 계열사인 실크로드는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는 중이다. 2021년 설립된 실크로드는 지어소프트가 지분 70%를 보유한 자회사로 의왕 풀필먼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실크로드는 지난해 3분기까지 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지어소프트 측은 “오아시스마켓의 영업활동 호조로 매출액이 성장했다”며 “신설 종속회사인 실크로드의 초기 사업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적자전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