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경영권 인수전, '플랫폼 동맹' 귀결카카오, 지분 39.91% 확보 최대 주주 올라하이브, 15.78% 보유… '견제-갈등' 불씨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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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와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전에서 극적 합의를 이뤄내면서 '승자의 저주' 우려에서 벗어났다. 다만, SM 지분을 쥐고 있는 주요 주주의 '불편한 동거'도 시작됐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하이브는 한 달 넘게 SM 경영권 인수에 기싸움을 펼치다가, 협의로 마무리를 지었다. 양사간 SM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쩐(錢)의 전쟁'에 따른 과도한 출혈이 '치킨 게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하이브는 카카오에 SM 경영권을 넘기는 대신 플랫폼 부분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SM을 품으면서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수 있는 원동력을 확보했다. 하이브 역시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활용해 해당 시장의 최대 공룡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과열되는 인수전에 SM 기업가치가 부풀려져 비싼 값을 치뤄야 할 것을 우려했다. 결국 인수하는 기업 뿐만이 아니라 주주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양사간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양사간 보유하고 있는 SM 지분이 향후 갈등의 불씨를 댕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카카오는 현재 SM 지분 4.91%를 보유 중이며, 오는 26일까지 공개매수를 통해 35%를 사들일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SM 지분 39.91%를 확보, 최대주주가 된다.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의 지분(14.8%)과 공개매수 지분(0.98%) 등 총 15.78%의 SM 지분을 보유 중이다. 양사의 협약에 따라 카카오가 최대주주가 되더라도 하이브는 2대주주로 활동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하이브가 향후 SM 사업은 물론, 주주총회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대주주인 카카오의 의사 결정이 100% 발휘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하이브가 SM 지분을 시세 차익에 맞춰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양사간 플랫폼 협력 과정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하이브) 양사간 눈앞에 닥친 발등의 불은 껐지만, 지금부터가 관건"이라며 "광범위한 플랫폼 협력에 상호간의 이익이 우선시될 경우 협상은 언제든지 틀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