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이어 CS 불똥국내 은행주 변동성 커져주주환원 제시했지만…당국 "배당보다 건전성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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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최대이익을 낸 금융지주사들이 주주총회에 맞춰 일제히 주주환원책을 제시하며 주가부양과 주주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은행(SVB)에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까지 겹치면서 국내 은행주의 변동성이 커지고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등 외풍이 심상치 않다.

    금융당국도 은행권에 ‘손실 흡수능력 강화’를 주문하며 배당 확대 자제를 권고하고 있어 변수가 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23일, KB·하나·우리금융지주는 24일 정기 주총을 열고 전년보다 확대된 배당 성향 등 주주환원 정책을 의결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2022년 결산 기준 주당 865원의 현금 배당금을 제시했다. 주주환원율 30%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 상·하반기 각각 15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한다. 향후 자본비율(보통주 기준) 12% 초과분은 주주에 환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KB금융 배당 성향은 26%로 현금배당과 3000억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총주주환원율을 33%까지 높이기로 했다. 이 경우 총주주환원율은 2021년 대비 7%포인트 개선된다.  

    하나금융은 2022년 배당 성향을 전년보다 1%포인트 높인 27%로 결정했다. 중장기적으로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우리금융의 작년 주당 결산 배당액은 1130원, 배당성향은 26%다. 자사주 매입, 소각을 통해 매년 총주주환원율 30%를 달성할 계획이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분기 배당을 위한 정관 변경도 추진한다. 변경안이 통과되면 4대 금융 모두 분기 배당을 하게 된다. 

    금융지주들이 주주환원율을 높이는 이유는 금리인상 수혜로 은행들이 막대한 수익을 얻었음에도 저평가된 주가로 인해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어서다. 

    얼라인파트너스 등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들도 적극적으로 주주가치 확대를 부채질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일각에서는 배당을 늘리는데 대한 부작용을 우려한다. 

    금융사가 배당을 늘리려면 위험가중자산 비중을 낮춰야 하는데 이 경우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공여(대출)가 줄어들고, 향후 자본비율 하락 가능성도 높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은행권이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위한 건전성 제도 정비(자본·충당금)를 추진키로 했다. 

    먼저 국내 은행의 총신용 규모 등을 고려해 올해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부과를 적극 검토한다. 은행별 리스크관리 수준, 스트레스테스트(ST) 결과 등에 따라 차등적으로 추가자본 적립의무를 부과하는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를 도입한다. 

    또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도입과 예상손실 전망모형 점검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와 불확실한 시장상황에 대한 대비, 손실 충당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기 쉽지 않다”며 “대규모 이자이익과 성과급으로 금융권 개혁이 화두로 떠오른 점도 은행들이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