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정부, 27일 우종수 내정 발표윤희근 "수사 조직 이끌 적임자"남구준 이어 2번째 '내부 인사'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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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전담기구인 국가수사본부 2대 본부장에 우종수 경기남부경찰청장(55·사진)이 내정됐다. 당초 윤석열 정부의 인사 기조에 따라 외부 공모를 통해 선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정순신 사태'와 경찰 내부 반발 등으로 인해 결국 내부 인사를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윤희근 경찰청장은 27일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신임 국수본부장으로 우종수 청장을 임명키로 했다"며 "균형 잡힌 시각과 적극적인 소통으로 경찰 수사 조직을 미래지향적으로 이끌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했다.이어 윤 청장은 "향후 경찰청은 신임 국수본부장을 중심으로 수사 경찰의 혁신에 매진함으로써 경찰 수사의 전문성과 공정성, 신뢰도를 한층 더 높이겠다"며 "실력 있고 당당한 경찰로서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여망에 부응하며 치안 책무를 성실히 완수하겠다"고 덧붙였다.당초만 해도 용산 대통령실과 경찰 안팎에선 외부 공모를 통해 선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윤 정부가 들어선 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박성근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 주요 요직에 검찰 출신 인사가 중용돼 왔기 때문이다.앞서 '검찰 출신'의 정 변호사가 수사력 부재 등 논란에도 불구하고 임명된 것도 대통령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했다.그러나 정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 폭력 문제로 임명 하루 만인 지난달 25일 낙마한 후 정부의 '인사 검증 부실'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또 경찰 독립성 침해를 우려하는 경찰 내부의 반발도 상당했다.여기에 외부 공모로 재차 진행할 경우 국수본부장 공석이 길어질 것이란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이에 윤 청장도 최근 대통령실에 경찰 내부 인사로 차기 국수본부장을 임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윤 청장은 "외부 공모는 50일 이상 장시간이 소요돼 (국수본부장이 공석인) 현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외부 공모일 때와 내부 추천일 때와 장단점을 모두 고려해 이번에 한해 내부에서 적임자를 찾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했다.또 인사 검증 부실 문제에 대한 우려에는 "우 내정자는 경무관에서부터 치안정감까지 승진하는 동안 이미 무수한 검증 과정을 거쳤다"며 "(정 변호사 낙마 후) 지난 30일 간 개인은 물론 가족이나 자녀 등 기타 사항도 충분히 고려했다"고 답했다.다만 일각에선 마땅한 외부 인사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공무원 직제상 1급(치안정감)에 해당하는 자리에 차관급 대우를 받는 검사장 출신들이 정치적 부담을 떠안으면서까지 올 이유가 만무하다는 의견이다.서울청 수사부장‧수사차장 등 역임... '수사통' 평가서울 출신이며 행정고시(38회) 특채로 1999년 경찰에 입직한 우 내정자는 서울청 수사부장,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관, 경찰청 형사국장, 서울청 수사차장 등을 두루 거치며 경찰 내부서 '수사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특히 2018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당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지휘했다.국수본부장은 2021년 1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신설된 직위로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인 치안정감 중에 선발한다.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과 각 지역 경찰서장 등 3만 명이 넘는 전국 수사경찰을 지휘한다. 경찰청장이 추천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우 내정자의 임기는 임명장을 수여받는 29일부터 2년이다.우 내정자는 이날 임명 직후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의 높아진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3만5천여 명의 수사 경찰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우 내정자의 인사로 공백이 된 경기남부청장 후임 인사는 오는 6월말에서 7월초께 단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