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생산 0.3%↑·소비 5.3%↑·투자 0.2%↑… 14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제조업 '비상'… 생산능력지수 5개월째 하락, 역대 최장기간 감소세반도체 1년 전보다 41.8% 급감… 소매판매는 5.3%↑, 기저효과·할인행사 영향기재부 "경기흐름 불확실성 커… 이달 수출 감소 폭 확대 예상"
  • ▲ 수출.ⓒ연합뉴스
    ▲ 수출.ⓒ연합뉴스
    지난달 생산·소비·투자가 1년 2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다만 우리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은 반도체 침체로 아직 냉기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2월 반도체 생산은 1년 전과 비교해  41.8% 급감했다.

    경기상황 예측지표는 8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고, 13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통계청이 31일 내놓은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림어업을 제외한 전산업생산(계절조정) 지수는 109.4(2020년=100)로 전달보다 0.3% 증가했다. 광공업에서 줄었으나 건설업, 공공행정, 서비스업에서 늘었다. 지난해 10월(-1.2%) 이후 감소하다 지난달 4개월 만에 깜짝 반등한 뒤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도 2.9% 증가했다.

    2월 광공업생산은 광업(11.9%)에서 늘었으나 제조업(-3.1%), 전기·가스업(-8.0%)에서 줄어 전달보다 3.2%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은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17.1%)와 자동차(-4.8%)가 동반 부진하며 전달보다 3.1% 줄었다. 특히 경기둔화와 수요 감소로 혹한기를 맞은 반도체는 2008년 12월(-18.1%) 이후 최대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생산이 41.8%나 급감했다.

    제조업 출하는 내수는 전달보다 1.5%, 수출은 1.4% 증가했다. 다만 수출 출하는 1년 전과 비교해 8.3%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는 전달보다 0.9% 늘었다. 전기장비(-3.0%), 통신·방송장비(-9.1%) 등에서 감소했으나 반도체(3.9%), 기계장비(5.7%) 등에서 증가했다.

    2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8.4%로 전달보다 2.4%포인트(p) 떨어졌다.

    사업체가 정상적인 조업환경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량을 뜻하는 생산능력지수도 전달보다 0.2%, 지난해보다 1.5% 각각 감소했다. 전달대비 감소는 5개월째 이어졌다. 이는 197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장기간 감소세다.

    제조업 부진을 만회한 것은 서비스업이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정보통신(-4.0% 등에서 줄었으나 운수·창고(5.4%), 숙박·음식(8.0%) 등에서 늘어 전달보다 0.7% 늘었다. 코로나19 그늘에서 벗어나면서 외부활동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부터 감소 폭을 키웠던 공공행정(5.8%)은 3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 ▲ 소비.ⓒ연합뉴스
    ▲ 소비.ⓒ연합뉴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08.4로, 전달보다 5.3% 증가했다. 지난해 11월(-2.1%) 이후 4개월 만에 반등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6.4%)는 기저효과에 대규모 할인행사가 이어져, 내구재(4.6%)는 전기차 판매 호조로 승용차 판매가 늘어 증가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3.5%) 판매도 따뜻해진 날씨 영향으로 늘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늘면서 전달보다 0.2% 증가했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도 건축(6.6%)과 토목(3.9%) 공사 실적이 모두 늘면서 6.0% 증가했다.

    전산업 생산과 소매판매액지수, 설비투자가 동반 상승한 것은 2021년 12월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경기동향은 엇갈렸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0.4p 올랐다. 6개월 만에 반등했다. 광공업생산지수, 내수출하지수가 감소했으나 건설기성액, 소매판매액지수 등이 증가했다.

    반면 앞으로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전달보다 0.3p 내렸다. 8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13개월 연속으로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건설수주액, 코스피 등은 증가했으나 장단기금리차, 기계류내수출하지수 등이 감소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생산이 지난해 4분기 부진에서 벗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이달 1∼20일 수출 실적을 보면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을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이 이어졌다. 기저효과를 고려할 때 이달 수출 감소 폭은 2월(-7.5%)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방 차관은 "정부는 이른 시일 내 수출이 성장 반등의 모멘텀이 될 수 있도록 세제·금융 지원, 기업 애로 해소 등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