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속 원재료 나프타 가격 상승… 원가 부담 가중中 리오피닝 효과도 아직은… 대중수출 전년比 38% 하락증권업계 "시황 악화 지속 올 1분기도 석화기업 적자 행진 전망"
  • ▲ 금호석유화학 울산 고무공장. ⓒ금호석유화학 제공
    ▲ 금호석유화학 울산 고무공장. ⓒ금호석유화학 제공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석유화학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도 덩달아 올라 원가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주요 산유국 협의체) 일부 회원국은 올해 5월부터 12월까지 하루 166만배럴 추가 감산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하루 기준 사우디 등 8개 OPEC 회원국 116만배럴과 러시아 50만배럴이며, 지난해 10월의 200만배럴 감산에 이어 이번 추가 감산을 합하면 총 감산량은 세계 석유 수요의 3.7%인 366만배럴이다. 대규모 추가 감산 결정에 국제유가는 6% 이상 급등하며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다. 

    유가 상승은 석유화학 업체의 제조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원유에서 추출되는 나프타가 석유화학 제품 원가의 상당 부분(70%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통상 나프타를 기반으로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만든다. 에틸렌은 플라스틱-비닐-페인트 등 화학제품의 기초원료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지난해부터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 차이)는 지난해 2분기 182 달러로 급락한 뒤 지금까지 손익분기점 300달러를 밑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급등으로 나프타 가격이 올라 석화 마진이 계속 부진할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2분기에 시황이 바닥을 찍을 거로 예상되는데, 또 다른 악재가 겹쳤다”고 말했다. 

    기대했던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도 더딘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석유화학 제품의 중국 수출 금액은 10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줄었다. 중국은 국내 석유화학 업계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국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열린 중국 양회(전인대-정협)에서 나온 경기 부양책도 예상보다 크지 않아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시황 악화로 올 1분기도 석유화학 기업들의 적자 행진이 예상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1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1615억원으로 4분기 연속 적자가 점쳐진다.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7% 감소한 5355억원, 금호석유화학은 81.8% 급감한 819억원으로 각각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