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11대 핵심분야·40개 프로젝트 추진시장·산업전문가에 권한… 목표~성과 전과정 주도산업부, '산업대전환 초격차 프로젝트' 확정
  • ▲ 산업통상자원부 ⓒ연합뉴스
    ▲ 산업통상자원부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가 초격차 기술확보를 위해 반도체 등 40개 프로젝트에 매년 신규 연구·개발(R&D) 예산의 70%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총 13조5000억 원의 투자를 추진한다.

    산업부는 1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9개 기업 최고기술경영자(CTO), 4개 전문기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CTO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산업대전환 초격차 프로젝트' 추진방안을 확정했다.

    초격차 프로젝트는 산업의 초격차 성장을 견인하고, 목표지향·성과창출형 연구·개발 시스템으로 개편하기 위해 추진됐다. 12대 국가전략기술, 신성장 4.0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세부 투자방향과 지원방식을 정하는 목적도 있다.

    산업대전환 초격차 프로젝트는 △민관 합동 목표·투자방향 설정 △최고 시장·산업전문가에 프로젝트 운영권한 부여 △대형 임무지향 과제 방식으로 R&D 지원 등 3가지 방향으로 추진된다.

    그동안 정부 R&D 투자 방향성이 불분명해 시류에 편승하는 사업·과제가 양산된다는 문제점이 지속해서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민관이 함께 분야별로 명확한 목표와 투자 방향을 정하고, 전략 프로젝트를 선정해 집중 투자한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지난해 9월부터 관계기관들과 함께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미래모빌리티 △핵심소재 △지능형로봇 △첨단제조 △항공‧방산 △차세대원자력 △첨단바이오 △에너지신산업 등 11대 핵심투자분야의 40개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반도체 분야의 경우 첨단 시스템반도체 강국 도약을 위해 모빌리티·에너지·가전용 화합물 전력반도체 개발, 자율주행(레벨4 이상) 차량용 반도체 기술개발 등 2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초격차 경쟁력 유지를 위한 반도체 공급망 강건화를 위해선 12인치급 첨단반도체 웨이퍼(반도체 재료인 얇은 원판)의 조기상용화 실증 미니팹(반도체생산 실험실)을 구축한다.

    선정된 프로젝트에 대해선 매년 신규 R&D 예산의 70%를 투입할 계획이다. 향후 예비타당성조사 추진, 신규 사업 발굴, 계속 사업 신규과제 활용 등을 통해 오는 2027년까지 6조2000억 원, 2030년까지 총 13조5000억 원의 투자를 추진한다.

    또한 시장·산업전문가에게 프로젝트의 실질적 운영권한을 부여키로 했다. 기존에는 업종별 단일 프로그램 디렉터(PD) 주도로 사업과 과제를 기획했다. 기획 이후에는 프로그램 디렉터의 역할은 종료되고, 전문기관이 지원 과정을 관리함에 따라 기획부터 성과까지 전 주기를 관리하는 주체가 없었다.

    앞으로는 프로그램 디렉터 외에 시장‧산업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젝트 관리자 그룹이 프로젝트 목표 설정, 목표 달성을 위한 기술개발·사업화·인력양성·기반구축 사업 기획, 성과점검까지 전 과정을 주도한다.

    아울러 혁신역량이 뛰어난 기관이 참여해 프로젝트의 목표를 책임지고 달성할 수 있도록 대형 임무지향 과제 방식으로 R&D를 지원한다. 

    그동안 R&D 사업은 개별사업 내에 소규모 과제를 기획해 기업·출연연구소·전문생산기술연구소·대학 등 여러 주체들이 각자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그 결과 개별과제들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사업의 성과는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앞으로는 대형 단일과제 위주로 지원하되, 혁신역량이 뛰어난 기관이 주도해 다수의 요소기술을 모두 연계해 개발·검증함으로써 눈에 보이는 성과를 창출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여한 9개 기업, 4개 전문기관 등은 초격차 프로젝트 실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기업은 프로젝트 관리자 그룹에 적극 참여하고, 전략기획단은 기술혁신 얼라이언스 운영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너지기술평가원은 프로젝트 관리자들의 활동을 뒷받침하고, 산업기술진흥원은 인력양성·기반 사업을 연계 지원한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소수 전문가에 의한 폐쇄적 사업운영과 파편화된 소규모 과제 지원으로는 R&D 성과도 낼 수 없고, 기술경쟁에서  결코 경쟁국을 앞설 수 없다"며 "초격차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방향을 잡고, 혁신역량이 가장 뛰어난 기관이 드림팀을 구성해 임팩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는 R&D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