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발주예정액 38조…"외부요인 영향 덜해 가뭄의 단비"KCC건설 컨소, 한화 건설부문 꺾고 GTX-B노선 4공구 수주사업포폴 공공공사 집중된 경우도 다수…오히려 유리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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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 침체로 민간사업 발주물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브랜드를 앞세운 대형사들의 '수주독식'이 굳어지고 있다. 수주양극화 현상으로 고사위기에 처한 중견사들은 경쟁력강화와 리스크분담을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직접 팀을 꾸려 공공공사 사업권을 따내며 나름의 활로를 모색중이다.특히 공공공사 경우 올해 발주예정액이 역대최고인 약 38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고돼 중견사 숨통이 일부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연초 중견사 수주전략중 하나로 경쟁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합동작전이 자리잡았다. 컨소시엄 전략이 빛을 발하는 부문은 공공공사다.정부의 기술형입찰 확대기조 아래 중견사들이 너도나도 공공공사에 뛰어들면서 자금·기술력확보와 리스크분담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A중견사 한 관계자는 "공공공사는 수익성 자체는 민간사업보다 떨어질 수 있지만 한번 수주하면 안정적인 수익확보가 가능하고 경제불황 등 외부요인 영향도 비교적 덜 받는 편이라 중견사에는 가뭄의 단비와 같다"며 "최근 중견사간 경쟁이 치열해졌고 주택시장 불황탓에 대형사들도 공공부문에 눈을 돌리고 있어 컨소시엄 구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최근 대형사의 공공사업 진출이 잇따르자 이들과 손잡는 중견사도 늘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크고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과 자금력을 요구하는 도로·항만 등 인프라사업 경우 대형사 주간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일례로 한신공영은 '동부간선 지하화 건설공사' 수주전에서 대우건설 컨소시엄에 참여해 691억원 규모 시공권을 따냈다. 해당사업 총공사비는 3638억원 규모로 한신공영 지분은 19%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에는 한신공영외 대저건설·대흥건설·금도 등이 참여했다.이들과 맞붙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에는 동부건설·두산건설·호반건설·HJ중공업 등 중견사가 참여했다.공공공사는 민간공사에 비해 브랜드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중견사가 직접 컨소시엄을 구성, 수주전에 뛰어들어 대형사를 꺾기도 한다.KCC건설 컨소시엄은 최근 한화 건설부문 컨소시엄을 상대로 5287억원대 'GTX-B노선 4공구' 사업을 따냈다.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이 실시한 종합평가에서 KCC건설은 93.86점을 받아 86.86점을 받은 한화 건설부문을 제쳤다.터널비중이 높은 해당구간에 소음·진동 최소화 전략을 제시한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중견사간 경쟁도 치열하다. HJ중공업은 연초 코오롱글로벌·동부엔지니어링과 팀을 꾸려 4270억원대 공공공사인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복선전철 1공구' 수주전에서 승전보를 전했다. 45% 지분으로 주간사를 맡아 극동건설 컨소시엄(한신공영·신성엔지니어링)을 상대로 사업권을 따냈다.HJ중공업은 전통적인 공공부문 강자로 꼽혀왔지만 2020년 공공공사 수주실적 3위에서 2021년 5위, 2022년 8위로 점차 하락세를 기록중이다. 이런 가운데 1분기부터 대형사업을 따내면서 올해 공공공사 수주 순위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업계에선 올하반기 공공부문 발주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업수주를 위한 중견사 이합집산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중견사는 대형사에 비해 사업포트폴리오가 공공공사에 치우친 경우가 많아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대형사 컨소에 참여하든, 직접 컨소를 구성하든 공공부문에서 입맛에 맞는 파트너를 찾으려는 물밑작업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견사 입장에서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인 민간정비사업과 달리 공공부문은 대형사와 겨뤄볼만한 여지가 충분하다"며 "실제로 중견사 컨소가 대형사를 꺾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고 중견사끼리도 수주실적 순위가 매년 바뀌고 있어 공공부문 춘추전국시대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