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인수 완료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 무난법적분쟁 어피니티도 지주사전환에는 긍정적
  • ▲ 교보생명. ⓒ정상윤기자
    ▲ 교보생명. ⓒ정상윤기자
    교보생명이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 '파빌리온자산운용' 인수작업을 완료하면서 지주사 전환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어피너티 컨소시엄도 지주사 전환에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어 2024년 출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4일 350억원을 납입하면서 파빌리온자산운용의 지분 전체를 인수했다. 지난해 12월 주식매매계약서를 체결한 지 4개월 만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변경 승인도 받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작업이 교보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교보생명은 지난 2월 정기 이사회에 지주사 설립을 공식 천명했다.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업황이 불분명한데다 현재 지배구조를 그대로 유지했을 때 장기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신창재 회장은 지난 3월 22일 세계보험협회가 선정하는 '2023 보험 명예의 전당 월계관상'을 수상한 이후 취재진과 만나  "교보생명의 금융 지주사 전환은 신성장동력 발굴,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 관계사 간 시너지 창출, 주주가치 제고 등을 통해 회사의 지속가능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면서 "지주사 전환 이후 발현될 시너지와 여러 상호작용은 앞으로도 교보생명이 보험업을 더 잘 운영하는 회사로 만들어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한 다음 단계는 주주의 3분의 2 이상(66.7%)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교보생명이 보유한 자회사 주식 및 현금 등을 분할해 금융지주사를 신설한 뒤 교보생명을 금융지주사의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현재 교보생명의 최대주주는 지분 33.78%를 보유한 신창재 회장이고, 여동생인 신경애·신영애씨가 각각 1.71%, 1.41%를 갖고 있다. 가족 지분은 총 36.91%다. 2대 주주는 법적 분쟁 중인 어피너티컨소시엄으로 24%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어피너티컨소시엄은 대우인터내셔널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신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해주는 대신 2015년 9월까지 교보생명의 기업공개를 조건으로 신 회장과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

    교보생명의 기업공개가 무산되자 어피너티는 2018년 10월 약 41만원(40만9912원)에 풋옵션을 행사했고 신 회장은 어피너티컨소시엄이 책정한 풋옵션 가격이 부적절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2심까지 어피너티 손을 들어줬고, 교보생명 측의 상고로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긴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어피니티지만 교보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피너티 입장에서도 교보생명의 2대 주주 보다 지주사 전환을 통한 가치 증대가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어피너티의 동의 없이 우호지분만으로도 2/3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서도 "다만 어피너티도 금융지주사 전환에 긍정적인 입장으로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