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경쟁플랫폼 출시에 구글 위기감↑1면 게재·해외진출지원 등 플레이스토어 독점출시 압박원스토어 매출·이용자↓… 구글 독점력은 강화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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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 등 대형게임사뿐 아니라 중소게임사까지 광범위하게 경쟁 앱마켓에 대한 게임 출시를 막은 구글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421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공정위는 구글이 시장지배력을 남용해 모바일 게임사들이 경쟁 앱마켓인 원스토어에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게 막아 앱마켓 시장의 경쟁을 저해했다며 구글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21억 원을 부과했다고 11일 밝혔다.구글은 안드로이드 앱마켓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지배적 사업자다. 구글은 모바일 게임 매출 등에 매우 중요한 플레이스토어(구글 플레이)와 관련해 1면 노출과 해외진출 지원 등을 구글 플레이 독점 출시 조건으로 제시해 게임사들이 자유롭게 원스토어에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앱마켓은 앱 개발자와 소비자 간 앱 거래를 중개하는 디지털 플랫폼이다. 안드로이드 부문에는 구글 플레이, 원스토어 등이 있다. 이들 플랫폼의 매출은 90% 이상이 게임에서 발생한다.구글 플레이는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시장에서 95~99%, 국내에선 80~95%의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앱마켓을 통해서만 유통되는 모바일 게임은 국내·외 모두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우리나라 모바일 게임사들의 해외 매출 규모와 비중도 증가하는 추세다.이는 앱마켓 사업자와 게임사들 모두 매출에 미치는 서로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구글은 소비자가 구글 플레이를 열었을 때 가장 잘 보이는 1면에 게임을 게재해주는 이른바 '피처링'을 통해 게임사들이 경쟁 앱마켓에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도록 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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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지난 2016년 6월 통신 3사와 네이버의 앱마켓을 통합한 국내 앱마켓 '원스토어'가 출범하자, 이 시기부터 2018년 4월까지 모바일 게임사들에게 원스토어와 거래하지 않는 조건을 붙여 피처링, 해외진출 지원 등을 제공했다.구글은 2016년 6월 A대형게임사에 구글 독점 출시 조건 하에 피처링, 해외진출, 마케팅 지원 등 종합적인 지원을 제안해 원스토어의 동시 출시를 포기하도록 했다. 구글은 해외 진출을 확대하려는 A사에 글로벌 시장에서 위치를 상기시키고, 구글 미국 본사의 고위 임원도 직접 한국을 방문해 A사와 미팅에 참여하는 등 구글 플레이 독점 출시 결정을 받아냈다.A사와의 거래가 성공하자, 구글은 더욱 면밀하게 게임사별, 게임별 관리를 통해 원스토어의 게임출시를 사실상 차단했다. 구글이 중점관리대상으로 삼은 넷마블의 '리니지2', 엔씨소프트 '리니지M', 넥슨 '메이플스토리M', 웹젠 '뮤오리진2' 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만 출시됐다. 그 결과 원스토어는 정상적인 사업 운영이 불가능해졌다.이로 인해 원스토어의 게임 관련 유료 구매자 수는 절반 이하로 감소한 반면, 구글 플레이의 게임 관련 유료 구매자 수는 30%쯤 증가했다. 국내 앱마켓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2016년 80% 수준에서 2018년 90% 이상으로 상승해 독점력이 강화됐다. 반면 원스토어의 시장점유율은 5~10% 수준으로 하락했다. 구글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2018년 4월에서야 이같은 행위를 그만뒀다. 해당 기간에 구글의 관련 매출액은 1조8000억 원 수준이었다.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거대 플랫폼사업자가 모바일 앱마켓 시장에서 자신의 독점력을 유지·강화하는 행위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앱마켓은 전세계 경쟁당국이 주시하고 있는 시장으로, 영국, 일본, 호주 등 주요 경쟁당국들은 앱마켓 시장의 경쟁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심의과정에서 구글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열람·복사 거부처분 등 취소 청구 소송으로, 심의가 2년 넘게 지연된 것에 대해 공정위는 "심의 과정에서 제한적 자료 열람제도(한국형 데이터룸)를 적용해 자료제출자의 영업비밀 보호와 피심인 방어권 보장을 균형있게 고려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대법원은 지난달 16일 구글에 대한 패소 판결을 했으며, 공정위는 지난달 22일과 이달 5일에 두 번의 심의를 거쳐 과징금 규모를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