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2년 배당성향 84.8%…'19~'20년엔 100%↑배당수혜 獨 티센크루프→유럽 사모펀드로 이어져매출액 대비 투자 비중 0.5%, 기부금 0.05% 그쳐
  • ▲ TK엘리베이터 테스트타워. ⓒ뉴데일리DB
    ▲ TK엘리베이터 테스트타워. ⓒ뉴데일리DB
    TK엘리베이터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순이익 대다수를 꾸준히 배당하며 대주주에 이익을 안긴 반면 투자와 기부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TK엘리베이터코리아의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3226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TK엘리베이터는 총 2469억원의 배당금을 집행해 배당성향은 84.8%를 기록했다.

    TK엘리베이터가 고배당을 통해 외국계 주주에 이익을 몰아준 모양새다. 2020년 7월까지 TK엘리베이터 모기업은 지분 100%를 보유한 독일의 티센크루프 엘리베이터(ThyssenKrupp Elevator AG)였다. 2020년 7월 31일 티센크루프가 지분 전량을 유럽계 사모펀드 ‘TK Elevator Innovation and Operations GmbH’에 넘기며 주인이 바뀌었다.

    TK엘리베이터의 최근 10년 배당 추이를 보면 2013년 정기배당 49억원을 비롯해 ▲2014년 250억원 ▲2015년 266억7000만원(중간배당 166억7000만원 포함) ▲2016년 400억원 ▲2017년 500억원 ▲2018년 500억원 ▲2018년 450억원 ▲2019년 480억원(중간배당 30억원) ▲2020년 220억원(중간배당 70억원) ▲2021년 100억원 ▲2022년 20억원 등이다.

    배당정책은 기업의 수익을 주주와 나눈다는 면에서 순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지나친 배당은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외국계 기업의 고배당의 경우 기업 이익이 국외로 나간다는 점에서 국부유출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TK엘리베이터는 2019년과 2020년엔 순익보다 많은 액수를 배당했다. 연도별 배당성향을 보면 ▲2013년 59.4% ▲2014년 64.8% ▲2015년 89.9% ▲2016년 93.9% ▲2017년 93.7% ▲2018년 89.5% ▲2019년 117.2% ▲2020년 106.5% ▲2021년 52.3% ▲2022년 10.5% 등을 기록했다.

    TK엘리베이터가 배당에 진심인 반면 투자는 미미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TK엘리베이터의 유·무형자산취득액 기준 설비투자비용(CAPEX)은 311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누적 매출액은 6조2993억원으로 매출 대비 CAPEX 비중은 0.5%에 그쳤다.

    연도별 매출액 대비 CAPEX 비중은 ▲2013년 0.7% ▲2014년 0.3% ▲2015년 0.4% ▲2016년 0.9% ▲2017년 0.8% ▲2018년 0.3% ▲2019년 0.4% ▲2020년 0.3% ▲2021년 0.3% ▲2022년 0.6% 등이다. 경쟁사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난해 CAPEX 비중이 5.1%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다.

    TK엘리베이터는 기부에도 인색했다. 지난 10년 TK엘리베이터가 기부를 명목으로 집행한 비용은 30억원이다. 이 기간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0.05%다. ESG행복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시가총액 200대 기업의 기부금 비중은 평균 0.2%로, 역시 이에 크게 못 미친다.

    TK엘리베이터는 천안 엘리베이터 캠퍼스에 대한 투자 확대와 지속적인 고용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 중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천안 엘리베이터 캠퍼스에서 해외법인에 제품을 판매해 수출 확대 효과도 거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TK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여러 다국적기업이 한국 공장을 폐쇄하고 중국 제품을 수입해 팔고 있지만, 자사는 국내 일자리 보전과 승강기 산업 발전을 위해 천안공장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며 “최근 10년 사이 고용인원은 800명에서 1600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2019년 이후에는 300여명 대부분을 20~30대 직원으로 채용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