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금융권 대주단' 24일 가동, 27일 협약식은행권 연체율 0.01% 불과하지만 전면에만기연장-유동성 지원 불가피
  • ▲ 서울 지역 한 아파트 건설 현장ⓒ뉴데일리DB
    ▲ 서울 지역 한 아파트 건설 현장ⓒ뉴데일리DB
    금융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대응하는 대주단 협의체가 24일부터 가동된다.

    채권금융기관이 공동관리를 통해 사업성이 우려되는 사업장을 정상화하겠다는 취지인데, 시중은행이 본의 아니게 총대를 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27일 업권별 금융협회, 정책금융기관 등과 'PF 대주단 협약식'을 개최한다. 협의체에는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호금융, 새마을금고는 물론 시중은행도 참여한다.

    협의체는 자금난에 빠진 사업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재기하기 어렵다는 판단되는 곳엔 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참여 기관들의 이해관계를 모으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이끌어내겠다는 생각이다.

    대주단 참여를 앞두고 시중은행들의 표정은 썩 밝지 않다. 부동산PF 위험 노출액(익스포저) 대부분이 제2금융권에 몰려 있는데 굳이 참여해 리스크를 나눠 질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대주단이 실제로 유동성 공급에 나설 경우 자금 상당 부분을 은행이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부동산PF 대출잔액은 39조원으로 2021년 말 대비 6조8000억원(21%) 늘어나는데 그쳤다. 연체율은 0.03%에서 0.01%로 오히려 낮아졌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은행들이 PF 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같은기간 여신전문사 대출잔액은 19조5000억원에서 26조8000억원으로 7조3000억원(37%) 급증했다. 연체율도 0.47%에서 2.2%로 껑충 뛰었다. 증권사의 경우 연체율이 3.71%에서 10.38%로 2배 이상 급증했으며 보험사와 저축은행 연체율도 각각 0.53%p, 0.83%p 늘었다.

    금융권에서는 대주단이 가동돼도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부실 위험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시행사들이 초기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2금융권에서 빌린 고금리 브릿지론이 부실 폭탄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전체 브릿지론 중 올해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은 64%에 달한다.

    대주단 협의체는 참여기관의 2/3 이상이 동의하면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고, 3/4 이상의 동의가 있으면 추가 자금지원이나 이자유예 등 채무조정도 가능하도록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만기 연장시 금리는 연 10~13% 수준으로 예년의 2배 수준"이라며 "만기가 연장될수록 이자 부담이 커져 사업성이 악화되고 결국 유동성 공급이 필요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은행권 자금조달은 실적악화로 이어져 2금융권 부실이 1금융권으로 전이되는 부작용까지 우려되지만,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단호한 표정에 눈치만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만기연장이나 신규대출 결정은 전적으로 채권단 판단에 맡기는 게 원칙"이라며 "사업성 없는 곳까지 지원하는 것은 정책 취지는 물론, 대주단 개념과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