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매출 역성장에 적자폭 커져쿠팡, 네이버 등 상위 기업 매출과 수익성↑상위 쏠림 현상… 큐텐 시너지가 올해 관전포인트로
  • 지난해 실적을 두고 이커머스 업계의 표정이 엇갈렸다. 업계 선두를 차지한 대형사가 시장 성장률을 크게 앞선 성장을 보여준 반면 후발 주자들의 매출은 오히려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기 때문이다. 수익성도 개선되기 시작한 상위 업체들과 달리 후발 주자일수록 악화일로를 걸었다. 

    ‘엔데믹’ 이후 성장 폭이 줄어든 이커머스 시장이 본격적인 승자독식 구조로 재편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커머스 사업자간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이커머스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모든 이커머스 사업자의 성장으로 이어졌지만 ‘엔데믹’ 이후의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가장 확연한 분위기 차이가 나타나는 곳은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은 곳이다. 

    티몬은 지난해 별도 매출이 1205억원으로 전년 대비 6.67% 감소했다. 매출이 줄었음에도 적자는 더욱 악화됐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526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두 배 늘었다.

    위메프의 처지도 비슷하다. 위메프의 매출은 17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7.5% 줄었다. 영업손실도 539억원으로 전년보다 2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들이 한 때 소셜커머스 3인방으로 꼽히면서 쿠팡과 경쟁했던 것을 돌이켜보면 격차가 느껴질 정도. 

    공교롭게도 쿠팡은 지난해에도 사상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쿠팡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25조7685억원으로 전년 대비 26.5% 신장했다. 영업손실 규모도 366억원으로 1조원이 넘던 전년 보다 적자폭을 대폭 개선한 것이 특징. 상위 업체일수록 매출 성장은 두드러졌다. 네이버 역시 커머스 관련 매출이 1조8011억원으로 전년 대비 21.0% 늘었다. 

    11번가도 매출 789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5% 신장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 보다 두 배 이상 커진 151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률이 9.5%인 것과 비교하면 이들의 성장률이 시장 전체 성장률을 크게 앞선 것이다. 

    이 외에도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은 지난해 매출 1조74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8% 신장했지만 계열사 지마켓의 매출은 1조3185억원에 그쳤다. 지마켓의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두 회사는 지난해 각각 1112억원, 6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의 롯데온은 지난해 매출 113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신장했다. 같은기간 영업손실은 1560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적자를 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엔데믹’ 이후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이 감소하면서 쿠팡을 비롯한 상위 사업자 쏠림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매출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면서 후발주자의 적자도 커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물가상승과 금리인상에 따른 소비침체가 가시화되는 올해 이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도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티몬과 위메프가 어떤 반등을 보여줄지는 향후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싱가포르의 이커머스 큐텐이 두 회사를 모두 인수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어떤 시너지를 내느냐가 향후 이커머스 시장에서 빠르게 위축되는 두 회사의 과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