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월 기본급 50% 흥국화재, C·D 등급 '0'"고과 따른 차등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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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광그룹 보험 계열사인 흥국생명과 흥국화재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성과급에 차별을 둬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흥국생명은 전 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한 반면 흥국화재는 고과에 따라 성과급을 받지 못한 직원이 발생한 것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이달 초 모든 임직원들에게 월 기본급의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지난해 실적부진 등을 이유로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가 올해 다시 지급하게 된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흥국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568억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2194억)보다 17% 가량 늘었다.

    반면 같은 태광그룹 보험계열사인 흥국화재는 고과평가를 통해 S~B등급 임직원에게는 성과급을 지급했지만 C~D등급에게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실제 지난달 직장인 소셜플랫폼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흥국화재 직원들의 불만섞인 글들이 올라왔다. 한 작성자는 "흥국화재는 아무런 사전공지 없이 3월 급여일에 경영성과급이라고 들어왔다"며 "성과급 규모에 대해 사전사후 공지가 없이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흥국화재는 사상 최대실적에 성과급은 쥐꼬리다. 고과평가에서 C·D등급을 받은 직원들에겐 성과급을 아예 지급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흥국화재는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한 성과급을 지난 3월 급여에 포함해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620억) 대비 137.7% 증가한 1475억으로 역대최대치였다.

    오히려 높은 실적 상승을 보였음에도 차별적인 성과급 제도가 반영된 건 노사협의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사무금융노조 흥국생명보험지부는 지난달부터 성과급에 대해 노사협의를 진행했다.

    회사가 인사 평가등급에 따라 성과급을 S등급 200%·A등급 150%·B등급 100%·C등급 이하 미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꾸려고 하자 지부는 이런 변경안이 일방적일 뿐 아니라 소수의 고성과자에게 성과급을 몰아줘 조직 사기를 낮춘다고 비판했다.

    당시 노조 관계자는 "중간 정도 수준의 성과를 낸 노동자의 성과급을 깎아 소수의 고성과자에 몰아줌으로써 경쟁을 가속화하는 것"이라며 "사용자쪽은 매년 교섭 때마다 저성과자에 대한 임금삭감안을 요구하는 등 노동자에 대한 정당한 성과보상은 뒷전"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성과급 제도는 흥국생명·화재가 속한 태광그룹 차원에서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흥국생명은 노조 차원에서 반대해 전 직원에게 성과급을 일괄 지급하는 쪽으로 바뀌었고 흥국화재는 인사등급에 따른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흥국화재 관계자는 "성과급은 어느 회사건 고과에 따라 차별적으로 지급된다"며 "지난해 실적이 크게 올라 흥국화재 임직원들이 받은 성과급이 오히려 흥국생명 임직원들보다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