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296%로보험계약서비스마진 급증신한라이프 222.8%, KB라이프 277.6%, KB손보 192.9% '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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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새 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된 가운데 주요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의 1분기 실적이 발표돼 관심을 끈다. 무엇보다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여력을 보여주는 새 지표인 K-ICS(킥스) 비율이 공개되면서 희비가 갈렸다.

    농협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RBC)이 147.5%로 업계 하위권이었지만 킥스 비율은 296%로 대폭 상향조정돼 1분기만에 업계 최상위권으로 분류됐다. 반면 하나·DGB생명 등은 금융당국에 '킥스 경과조치'를 신청해 시간을 벌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와 NH농협·DGB금융지주 등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번 실적 발표가 주목되는 이유는 올해부터 IFRS17이 적용되면서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의 실적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들은 재무상태표의 자산・부채・자본을 모두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 미래수익이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에 맞게 환산해 기간에 걸쳐 인식토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와 함께 도입된 킥스 비율은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으로 산출된다. 요구자본은 발생 가능한 위험을 산출한 금액이며 가용자본은 보험사가 위험에 대비해 지급할 수 있는 여력액을 말한다. 계약자의 보험금 지급 요청에 대비해 책임준비금을 얼마나 쌓아뒀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지급여력비율이 100% 아래로 내려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우선 이번에 발표한 신한금융지주의 생명보험 계열사인 신한라이프의 3월말 기준 킥스 비율의 잠정치는 222.8%로, 지난해 말(207.2%) 대비 상승하며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KB금융지주 KB손해보험의 킥스 비율은 192.9%로 전분기 대비 8.8%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1월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합병출범한 생명보험 계열사 KB라이프생명의 1분기 킥스 비율은 277.6%로, 전분기 대비 7.2%포인트 상승하며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올해 1분기 1146억원(별도 기준)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농협생명은 킥스 비율 역시 296%로 대폭 상향조정됐다. 지난해 말 농협생명의 기존 지급여력비율인 RBC는 147.5%였다. 

    농협생명의 역대급 순익은 올 들어 채권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며 금융자산 평가손실이 일부 회복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IFRS17제도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규모 역시 지난해 말 4조2600억원에서 1분기만에 4조5500억원까지 확대됐다.

    반면 하나금융지주의 생명보험 계열사 하나생명은 올해 1분기 20억 원 당기순손실을 보이며 적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 계열사인 하나손해보험 역시 83억원 당기순손실로 전년 대비 적자가 확대됐다.

    하나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RBC는 186.3%로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150%를 30%포인트 이상 웃돈다. 하지만 킥스 경과조치를 신청해 킥스비율은 산출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보험사 지급여력제도 변화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과조치'를 신청받았다. 최대 10년간 킥스 적용을 유예할 수 있는데 19개 보험사가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DGB생명 역시 킥스 경과조치를 신청했다. DGB생명의 지난해 RBC는 119%로 생보사 중 가장 낮았다. NH농협금융지주의 농협손보 역시 경과조치를 신청해 킥스 비율이 산정되지 않았다.

    업계 한 전문가는 "올해 IFRS17에 맞춘 실적들이 속속 발표되면서 보험사들의 순위가 재편되고 있다"며 "앞으로 금리하락 전환 시 부채 증가에 따른 자본 감소 우려로 일부 보험사는 금융당국 권고수준을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