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 브랜드 가치 제고, 신차 판매에 영향구매자 보상판매 등 재구매율 높이는 효과신차 시장과 달라, 서비스 등 품질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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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브랜드가 인증 중고차 사업을 확장하는 가운데 국산 브랜드도 잇따라 진입을 앞두고 있어 향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시장은 연간 판매대수 260만대, 매매 규모는 30조원이다. 판매 대수로는 신차 판매량의 약 1.4배에 달한다.중고차 시장에서 수입차 비중은 20%에서 많게는 30%까지 차지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입차 누적 등록대수는 300만대, 지난해 신차 판매 중 수입차 비율은 18.5%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중고차 시장 내 수입차 점유율도 덩달아 커지는 상황이다.수입 중고차 시장의 성장세를 이끈 주역은 인증 중고차 제도로, 대부분의 수입 브랜드가 운영·확장하면서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벤츠와 BMW 등 주요 브랜드는 연간 약 1만대를 판매하고 있고, 타 브랜드도 판매량이 늘면서 지난해 약 3만대가 인증 중고차로 판매된 것으로 추산된다.인증 중고차는 기존 고객과의 선순환 구조를 유지하고 새로운 고객을 유인하는 기폭제로 활용되는 모양새다.제조사는 기존 고객의 신차 구매 과정에서 연식과 주행거리가 비교적 짧은 차량을 매입하며 상품화 과정을 거친다. 보증 수리와 금융상품, 멤버십 등 신차 구매와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입차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한다. 중고차의 가치를 유지할수록 신차가격 방어와 판매에도 이점이 있다.인증 중고차는 구매자 입장에서도 의미있는 제도다. 시세보다 10%가량 높은 가격이지만, 허위매물과 성능기록부 위조 등에 대한 걱정없이 구매할 수 있다. 대부분 보증 기간도 1년 또는 2만km로 설정해 정비 등 사후문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수입 브랜드는 고객과 브랜드 경험 접점을 늘리면서 판매보상 등을 통해 재구매율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산 브랜드는 중고차 시장의 신뢰도 회복이라는 공익적 측면을 내세우는 한편, 매출 다각화를 추구하는 신사업으로 접근하고 있다.수입 브랜드들은 지속적으로 인증 중고차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토요타는 렉서스에 이어 인증 중고차 브랜드 서티파이드를 론칭했다. 벤츠와 BMW가 전시장 20곳을 넘게 확보한 가운데, 아우디도 최근 김포에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신규 오픈하며 전시장을 13곳으로 늘렸다.국산 브랜드가 새롭게 인증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비교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국산 브랜드도 자사 매물한정, 시장 점유율 제한 등을 통해 조건부 중고차 사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5년 또는 10만km 이내 매물을 활용한 인증 중고차 사업을 추진 중이며, KG모빌리티도 하반기 중고차 사업 진출을 예고했다.국산 브랜드의 인증 중고차 사업은 소비자의 요구라는 당위성을 내세우면서, 보상판매 외에도 다양한 사업 모델을 검토하며 수입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현대차는 정보 비대칭 해소를 위한 통합 정보 포털을 오픈한다. 기아는 ‘선구독 후구매’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신차 외 중고차에도 구독 모델을 도입할 방침이다.국산 브랜드가 수입 브랜드에 비해 더 많은 접근성을 갖춘 부분은 경쟁에서 앞서가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국 판매채널을 통해 인증 중고차 전시·고객 인도가 가능하며, 품질보증과 수리 등 측면에서도 서비스센터 개수로 수입 브랜드를 압도한다. 현대차의 직영 서비스센터 블루핸즈는 전국에 1400여개가 있으며,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수입차 서비스센터는 961곳이다.수입과 국산 브랜드의 인증 중고차 시장에서의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점유율 상한선이 있는 국산차는 2026년 중고차 시장에서 합계 점유율 최대 12.9%로 수입 브랜드와 경쟁 선상에 놓인다. 인증 중고차 판매는 신차 판매와 비례하지 않을 뿐더러, 브랜드의 사후 서비스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제조사가 직접 나서는 인증 중고차는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 등 문제를 해결하면서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특히 국산 브랜드의 인증 중고차 시장진출이 임박한 만큼 구매 과정과 사후 서비스 경험 등에서 수입 브랜드와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