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D 점유율 상승 중낸드 매출 중 60% 넘어자회사 솔리다임, 첫 흑자최태원 회장, 이사회 의장으로 직접 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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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에 이어 낸드 부문에 힘을 싣고 있다. 폭발적인 인공지능(AI) 수요를 흡수해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2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3분기 낸드 사업에서 eSSD 판매 비중을 60% 이상으로 늘렸다. 2분기 30% 선에서 50% 수준으로 빠르게 끌어올린 이후 선택과 집중에 나서는 양상이다.eSSD는 기업용데이터저장장치로 HBM과 함께 AI 반도체를 뒷받침하는 핵심 제품이다. 데이터를 얼마나 더 빠르고 많이 저장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AI 시장 확대로 고용량 eSSD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SK하이닉스는 최근 자회사 솔리다임을 통해 122테라바이트(TB)가 구현된 쿼드레벨셀(QLC) 기반 eSSD 양산 계획을 밝혔다. 업계 최고 용량이다.낸드는 하나의 셀에 몇 개의 데이터가 저장되느냐에 따라 기술력 격차가 나는데 QLC는 싱글 대비 4배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이 기술을 보유한 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뿐이다.삼성전자 역시 QLC 기술을 적용한 128TB 제품군을 내년 상반기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인데, SK하이닉스가 한발 먼저 공략을 시작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분기보고서에서 "SSD 제품의 고객 만족도가 중요해짐에 따라 마켓팅 및 고객 지원 활동도 핵심 경쟁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적기에 시장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시장 대응력이 요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지난해 SK하이닉스의 매출액 기준 글로벌 낸드 시장점유율은 19.2%로 20%에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 들어 매분기 확대하며 9월 말 22.5%까지 확대됐다. 1위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36.7%)은 정체된 가운데 벌어진 일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CFO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수익성이 높은 eSSD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선 것이 수익성 개선에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을 맡은 것도 낸드 사업에 한층 힘을 싣는다는 의지로 읽힌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 지난 2021년 약 11조원을 투자해 인수한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다. 인수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순손실이 7조원에 달했지만, 올해 2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3655억원)에 성공했다.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낸드 시장은 메모리와 함께 삼성전자가 오랫동안 장악해 온 부문"이라면서도 "여기까지 SK하이닉스가 치고 올라온다면 상당한 위기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