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 LPDDR 플래시 메모리 공개… "내년 상용화"반도체업계, 전기차 수요 증가 발맞춰 차량용 사업 확대삼성전자, 2025년 차량용 메모리 1위 달성 '정조준'
  • 최재홍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코리아 기술총괄 부사장. ⓒ이성진 기자
    ▲ 최재홍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코리아 기술총괄 부사장. ⓒ이성진 기자
    독일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가 차량용 메모리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메모리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

    9일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코리아는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업계 최초로 차량용 반도체 신제품 SEMPER X1 LPDDR 플래시 메모리를 소개했다.

    이 제품은 오토모티브 도메인과 존 컨트롤러에 핵심인 안전성, 신뢰성, 실시간 코드 실행 역량을 제공한다. 인피니언은 기존 노어(NOR) 플래시 메모리 대비 8배 향상된 성능을 발휘하며, 랜덤 읽기 트랜잭션은 20배 빨라 실시간 애플리케이션에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에서 이같은 메모리를 사용하면 향상된 안전성과 아키텍처 유연성을 갖춘 첨단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전성, 신뢰성과 함께 인텔리전스, 연결성, 복잡성에 대한 요구사항이 증가함에 따라 차세대 자동차는 첨단 제조 공정에서 개발된 최첨단 멀티 코어 프로세서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복잡한 구조의 실시간 오토모티브 프로세서는 현재 시중에 나온 메모리보다 높은 성능을 요구한다.

    인피니언은 이같은 수요에 맞춰 초당 3.2GB 속도로 작동하는 LPDDR4 인터페이스와 멀티 뱅크 아키텍처를 갖춘 SEMPER X1을 개발했다. SEMPER X!은 도메인 및 존 컨트롤러의 성능과 밀도 요구사항을 충족시킨다.

    반도체 분야 시장조사기업 오브젝티브 애널리시스의 짐 핸디 총괄이사는 "반자율주행 차량보다 정교한 엔진 제어에 대한 강력한 수요로 실시간 의사 결정은 차량과 운전자의 신뢰성, 안전에 핵심 요소가 됐다"며 "인피니언 LPDDR 플래시 메모리는 실시간 XiP 메모리를 제공하고, 이 메모리가 프로세서와 독립적으로 확장 가능토록 해 차세대 자동차의 니즈를 원활하게 해결해준다"고 말했다.

    라이너스 웡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플래시솔루션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디렉터는 "SEMPER X1 LPDDR 플래시 공개로 존 컨트롤러를 위한 안전하고 신뢰성 높은 실시간 플래시 메모리 제품의 밝은 미래가 열린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인피니언은 노어플래시 차량용 메모리 업계 리더로서 파트너들과 협업해 메모리 표준화를 이끌고 시장을 확대하는 것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인피니언의 SEMPER X1은 현재 샘플링 단계로 오는 2024년 정식 상용화될 예정이며,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UMC가 생산한다.

    인피니언은 전기차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에 발맞춰 이번 신제품을 통해 차량용 메모리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인피니언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메모리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미미한 상태다. 2020년 4월 미국 사이프레스세미컨덕터를 인수하며 메모리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메모리 시장은 2021년 기준 마이크론이 점유율 44.1%로 1위를 차지했으며, 삼성전자가 16.3%로 뒤를 이었다. 인피니언은 6.1%로 4위를 기록했다.

    전기차 수요 전망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메모리 선두 업체들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10월 미국 실리본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데이 2022'에서 "202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인피니언은 최근 독일에 50억유로(7조3000억원)를 투입해 반도체 제조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이 공장에서는 오는 2026년부터 전기차를 움직이고, 재생에너지 생산을 개선하는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요헨 하네벡 인피니언 이사회 의장은 "새 공장은 전 세계에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공장이 될 것"이라며 "전 세계 반도체 수요는 재생에너지와 전산센터, 전기모빌리티 등에 대한 높은 수요 덕택에 지속적으로 강력하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